도서관주간을 맞아 시립도서관이 14일 개최한 특별강좌에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세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저자인 홍세화(59세, 한겨레신문 편집국장 대우)씨가 초빙돼 '우리나라 교육의 모습과 바람직한 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최근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 임홍배 서울대교수, 강헌 한국대중음악연구소장 등 진보 성향의 지식인들과 함께 새로운 대안 문화 교육의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는 홍씨는 이날 스스로를 '학벌주의 사회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고백하고 '역사적 오류로 왜곡된 현 교육의 실상'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홍씨는 "일본은 제국주의를 확고히 하기 위해 한국에 유럽의 군사학교를 모방한 국민학교를 심어놓고 갔다. 수위실과 위병소, 운동장과 연병장, 교복과 군복 등 군국주의의 학교 틀을 바꿔야 한다"며 "교육 개혁의 시작은 정치권의 변화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홍씨는 또 "한국의 가정교육은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 사교육을 알선하고 교육비를 대는 것만이 소임의 전부라고 착각하는 부모들이 문제"라며 "자녀의 개성과 인격을 무시한 채 오로지 명문대만 보내면 된다는 발상이 가장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자리한 1백여 학부모들에게 호통쳤다.

홍씨는 이어 세계 100위 안에 든 국내 대학이 전무한 현실과 입시와 임용의 문턱만 넘으면 된다는 사회 분위기를 지적한 뒤 "대학 입학은 쉽게, 졸업은 어렵게 해야한다"면서 '서울대 폐지·국공립대 통합론'을 제기했다.

홍씨는 자신이 프랑스 생활에서 경험했던 시민들의 육아 방법을 소개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프랑스에서는 새벽에 아이가 울면 안고 달래주지 않습니다. 우는 아이에게 다가가 그 모습을 지켜봐줄 뿐입니다. 아이가 원하는 걸 다 들어주지 마세요. 자녀를 소유물로 보지 마세요.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세요. 그것이 참 교육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