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에 휩싸이던 김포신도시가 결국 당초 계획보다 70%가 줄어든 150만평으로 결정됐다.

지구지정 예정일을 8개월 여 늦추면서 이끌어낸 부처간 협의의 최종 결과물로는 어처구니가 없다. 

시행사인 건설교통부는 '일단'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다. "'일단' 150만평으로 도시개발을 추진하되, 앞으로 2012년까지의 신도시 개발기간 동안 남북간 화해와 협력 진전 상황과 군작전 개념 등의 변경 추이를 보아가며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1백만평급 택지 조성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후에 상황이 된다면 덧붙이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서 내내 건교부가 강조해 온 '규모의 개발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번 협의안은 철저하게 이율배반적이다.

1기 신도시에 대한 반성이라며 건교부가 내세운 김포신도시 조성의 역점 사안은 '자족'이었다. 그 자족성을 담보하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이 400~500만평 면적, 20~25만명의 계획 인구다.(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신도시종합평가' 2001)

조각 개발의 후유증을 누구보다 잘 아는 건설교통부가 '단계별 신도시 건설'이란 방식으로 과연 자족성 확보를 자신할 수 있는가.

"김포주민의 여망인 경전철과 도시고속도로 1개는 반드시 건설하겠다"는 말은 립서비스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개발이익에 전적으로 의존해 설치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처지에 2만5천호 건설로 2조원의 재원이 소요되는 경전철과 고속화도로를 어떻게 설치할 수 있는가.

국고 지원을 요청하겠다는 부연 설명은 현실성이 없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도시철도가 경제 원칙을 무시하고 특정지역에 공급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도시지원, 첨단업무, 연구-지식산업 용지와 국제교류센터 등 50여만평으로 계획됐던 시설 역시 설치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경제적 자족도 꾀할 수 없게 됐다.

압축개발을 통한 교통혼잡 비용의 최소화, 순환 절전형 에너지 시스템 도입, 25% 녹지 확보로 첨단 자연생태공간 조성… 어느 것 하나 보장되는 것이 없다.

결국 '150만평 신도시'란 우리가 그동안 목도했던 수도권 난개발의 복사판에 다름 아니다.

이런데도 건교부는 "지속가능하게 개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지속가능한 개발의 개념이 이렇게도 쓰일 수 있던가? 다음 세대의 욕구를 반영하기는 커녕 당장의 전망조차 불투명하게 만드는 이런 식의 개발은 지양돼야 한다.

김포의 미래를 위해 '백지화' 요구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