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석정초는 올해 신학기부터 운행할 계획으로 29인승 통학버스 3대를 구입했다. 시비 5천5백만원과 임춘기 동문회장의 성금으로 마련된 통학버스는장기동 청송마을, 마송 현대아파트 등 3개 방면으로 등교 2회, 하교 3회 운행됐었다.

장기동, 운양동 등 도심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통학 편의를 위해 학교가 마련한 스쿨버스에 대해 최근 교육청은 "학구와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학부모들에게 주는 특혜 시비가 우려된다"며 기존 마송까지로 운행 제한을 권고했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학교 측은 "도심의 학생들을 유인하는 각종 교육환경 개선은 긍정적인 투자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스쿨버스 운행 제지는 "소규모 학교 죽이기"라는 주장이다.

버스 운영비를 분담하는 학부모들도 "기왕 마련한 차를 운동장에 세워두고 개별 지입차량을 마련하라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무책임한 행정"이라며 교육청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석정의 사례를 묵인할 경우 "학구제를 기반으로 한 초등학교의 행정 수요 예측이 어려운 혼란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면서 공교육 질서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교육청은 또 "교통안전 사고 발생시 행정청의 책임 소재가 따른다"며 '연장운행 불가' 방침은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교육청의 '해명'은 오히려 학교와 학부모들의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학부모는 "마송에서 사고나는 것은 학부모와 학교 책임이니까 괜찮고 장기동에서 사고나는 것만 문제가 되느냐"며 "책임 회피성 발언"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학부모는 "원거리의 석정초교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 인근 K, W 학교장들이 시기하는 것에 교육청이 휩쓸린 것"이라며 "학부모 대부분은 작은 학교 살리기를 큰 학교 죽이기로 모는 교육자들의 행태에 분노를 느끼고 있다. 아이들을 볼모로 하는 흥정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육의 질을 높이려는 학교 간의 경쟁은 바람직하다"고 전제한 또다른 학부모는 "학구를 이탈한 입학은 주민등록법 위반이므로 환원 조치가 원칙이라고 으름짱을 놓는 교육청의 명분"에 어이없어 했다. 학부모회는 5월 운행을 목표로 자체 지입차 투입을 모색 중이다.

교육청이 버스 운행 구역을 제한하며 적용한 '초중등교육법시행령' 16조 1항은 「교육장은 매년도 취학할 아동의 입학기일과 통학구역을 결정하고 당해년도 1월 20일까지 읍·면·동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여야 한다. 다만 교육대학·사범대학 및 종합교원양성대학(이하 이 조에서 "교육대학등"이라 한다)의 부설초등학교 및 사립초등학교의 통학구역은 이를 지정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다.

즉 학부모들이 법적 준수 사항인 통학구역을 어겼고 학교가 이들을 위해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위법에 대한 동조이므로 "스스로 말썽의 소재를 거둬 달라"는 것.

그러나 폐교 위기를 겪은 바 있는 소규모 학교에 일반적인 공립학교 법조문을 대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대학부설이나 사립초교의 특례를 적용하는 것이 소규모 학교살리기 취지와 수요자 욕구 충족에 적합하다는 제안도 있다.

교육청은 그러나 "도심의 더많은 학부모들이 소규모 학교를 선택할 경우 교실을 더 지어달라고 요구할 것이고 이로 인해 학구 조정에 혼란이 올 것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지극히 행정 위주의 시각으로만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석정초등학교의 학구외 통학 어린이는 70여명. 학교버스 외에도 이미 25인승과, 18인승 차량 2대가 학부모들에 의해 운행 중이다.

지난 97년 정부의 100명 이하 학교 통폐합 조치 때 폐교의 위기에 몰렸던 석정초등학교는 동문과 주민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원어민 외국어(영어, 일어, 중국어) 교육, 천문대 조성 등 특색 교과 개발에 성공해 최근 도심 학부모들로부터 "보내고 싶은 학교"로 주목받아 왔다.

2005년 석정초교 입학생 43명 중 학구내 입학생은 6명 뿐. 도심에 살면서 농촌학교를 선택하는 역통학 현상을 일으킨, 명실공히 '작은학교 살리기'에 성공한 케이스로 각종 매스컴의 조명을 받고 있다.

사우동 학교에 자녀를 통학시키고 있는 한수진씨는 "도심에서 시골의 작은학교를 선택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는 것은 김포교육의 자랑이고 특성일 수 있다. 제 삼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교육청이 적극 나서서 초등교육의 긍정적인 모범 사례로 검토하고 홍보할 일인 것 같다"는 견해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