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의원이 김포변전소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한 '주민투표'를 놓고 주민대책위와 한전이 서로 엇갈린 해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시의 중재자 역할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유 의원이 제시한 중재안 세가지는 주민투표 시행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 유 의원은 변전소 사안이 '주민의 복리·안전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결정 사항' 이라는 이유로 주민투표의 대상으로 지적했다.

대책위측은 일단 한전의 공사 강행이 유보된 상태에서 나온 제안이기에 다소 고무된 표정이다. 다만 투표까지의 주민 동의 절차와 투표구가 어떻게 짜여지느냐에 따라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변전소 철회'라는 속단은 이르다고 보고 있다.
주민투표가 시행된다면 절차와 투표구 등의 결정에 있어 최대한 유리한 쪽으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복안.

반면 한전은 "이미 결정된 사항을 주민투표에 붙일수 있는가"에 대한 법해석에 골몰하고 있다. "유 의원의 중재안은 의견일 뿐 확정된 것이 없다. 주민투표까지 가지 않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오늘(28일) 협의에서 변전소 부지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한 만큼 중재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유 의원의 제안으로 그동안 변전소 문제에 한발 물러나 있었던 시는 다시 중재자로서 서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
시는 "민원과 전력수급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놓고 한쪽만으로 기울 수는 없어 중도의 입장을 취하겠다"는 자세다. 주민투표가 실시된다면 최소한 투표권자들이 올바로 판단할 수 있도록 중립에 서서 시비를 가려야 하는 역할은 감당해야 한다.

시는 주민투표라는 중재안으로 다시 한번 이슈로 떠오른 김포변전소 문제가 지금까지 '이해당사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시민들에게도 파급효과가 미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주민투표는 청구권자 총수의 1/12의 동의가 있을 경우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으며 발의된 지 20-30일 이내 실시되고 투표권자의 3분의1 이상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