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일행은 뉴질랜드 로토루아市를 방문, Kevin Winters 시장으로부터 산업일반 및 환경정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뉴질랜드 중부에 위치하고 있는 로토루아시는 인구수 약 6만7천여명의 도시로 원주민인 마호리족과 이민족이 어울려 사는 독특한 도시이다. 사방이 온천으로 개발해도 좋을만큼 곳곳에 천연 온천수들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일행이 방문한 시청 건물 곳곳에는 마오리족 전통 상징물들을 장식해 놓아 전통과 원주민을 존중하고 자연을 중시하는 시정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4개의 지역구에서 3명씩 모두 12명의 의원이  의회를 구성하고 있었으며 의회의 의장은 직선제로 시민이 뽑아 시장을 겸직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지방자치제도와 다른 면이다.

의회가 정책에 대한 의결을 하고 집행기관이 의회에서 의결한 정책을 집행하는 것은 우리와 같았다. 중앙정부의 간섭없이 시 단독적으로 지방사무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며 제도상으로도 우리보다는 한단계 앞서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친환경적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몇해 전 이곳의 천연온천을 개발하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접촉을 시도하였지만 시는 환경의 훼손을 우려해 강력히 반대했다는 설명에 의원 일행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일본이 너무 많은 온천을 개발하여 인공 유황을 섞은 가짜 온천 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방목 정책을 설명받는 자리에서는 토양과 수질 오염을 방지하는 선진기술의 접목에 진지한 의견이 오갔다. Winters 시장은 접견 중 김포시와의 자매결연을 이용준 의장에게 제의하며 김포시에 많은 관심도 보였다.

뉴질랜드를 떠나며 입국했을 때를 기억했다. 농수산부 직원들이 그곳의 세관 직원들과 함께 반입되는 물품을 철저히 조사하는 것이 입국 당시에는 매우 불편했는데 떠나면서 이해가 됐다. 광활한 초원에서 면적당 제한된 가축들을 기르며 인공 사육보다는 방목을, 대량 생산보다는 고품질의 육류에 매진하는 정신에 찬사를 보내게 되었다.

연간 강수량이 충분하면서도 집중되지 않아 홍수 피해가 없고 정글을 초원으로 벌목하여 목장을 만들 수 있는 기후에 부러움도 있었지만 그런 환경의 혜택을 최대한 이용하는 뉴질랜드 국민의 정신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었다.

일행은 호주로 이동, 시드니 주변 켈리빌레 주택 전시장부터 들렀다. 켈리빌레 주택 전시장은 우리의 모델하우스와 개념이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의 모델하우스가 1회성인데 반해 이곳의 주택전시장은 모델하우스의 역할을 다한 후 분양돼 바로 주택단지가 조성되게끔 해놓았다. 제도상으로는 우리의 후 분양제와 비슷하다.

각 건설업체가 자신들만의 독특한 모델로 집을 지어 모델하우스 단지를 조성한 후 방문객이 본인이 선택하면 어느 곳이든 원하는 곳에 선택한 집과 똑같이 지어준다. 우리도 우리 실정에 맞게 도입할만한 것 같이 생각되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