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자들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금품을 강취한 범죄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총기를 사용한데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날로 흉포화되고 있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과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생명을 앗을 수 있는 총기 사용은 과잉대응이라는 반론간의 논란이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의 총기사용 관련 조항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 합리적으로 판단해, 필요한 한도 내에서" 등으로 규정돼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현행 총기사용 규정이 추상적이고 결과에 따라 해석이 달리 될 수 있는 점을 지적하고 "실제 강력범 검거 현장에서는 총기를 꺼내느냐의 판단은 항상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귀가하는 부녀자들을 차량으로 납치해 성폭행하고 나체 사진을 찍은 등 시내에서만 3차례의 흉악범죄를 저질렀다.

한 피해자는 보복이 두려워 수사협조를 거부했고 또 다른 피해자는 정신병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들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고 고통받고 있었다.

40여일 간의 추적과 잠복근무 끝에 현장에서 도주로를 막고 검거에 나선 경찰을 피해 120km/h의 속력으로 김포고등학교에서 김포아파트까지 좁은 도로를 질주했다.

이 과정에서 10여대의 차량이 파손됐으며 경찰차에 까지 돌진, 타고 있던 경찰이 다리에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경찰은 "제2의 사고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판단, 공포탄과 실탄 1발씩을 허공에 발사하고 용의차량 바퀴를 향해 2발 실탄을 쐈다. 야간에 도심에서 벌어진 추격전은 용의자가 우측 팔에 총상을 입고 나서야 끝날 수 있었다.

범죄자도 국민의 한명이라는 기본적 인권 존중차원에서 생명에 위해를 가할 지 모를 총기사용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경찰총은 쏘라는 게 아니라 던져서 잡으라고 있는 것"이라는 한 경찰의 자조적인 말처럼 강력범죄에 대응하는데 위축돼서는 결코 안된다. 이번 사건의 총기사용은 범인검거에 대한 경찰의 강한 의지였다. 범죄의 질, 도주 당시 대담성, 추가 피해 예방 등을 고려할 때 경찰의 총기사용은 정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