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을 자신을 위해서 살아보지 못하고 자식을 위해 한 평생을 살아오신 수산나 어르신들과의 만남은 들에 곡식이 누렇게 익어가고 산등성이에 단풍이 들던 가을이었습니다. 처음 시설에 근무를 하게 된 저는 설레임과 긴장된 마음의 연속이었지요.

인생에 황혼기를 맞아 몸은 병들고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당신께서는 자식 원망을 하지 않습니다. 제가 행복을 전하고 있는 저희방 어르신들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세 분의 중증 어르신이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얼마 전에 한분이 돌아가셨지요. 눈망울이 호수같이 깊고 아름다웠던 분이랍니다. 아마도 지금 하늘나라에서 웃으며 저를 바라보고 계실거예요.

세 분의 어르신 중에 제일 중증인 인매월 어르신은 section기를 이용해 가래를 제거해드려야 하고 카테타를 이용해 소변을 보십니다. 식사는 유동식으로 주사기를 통해 드신답니다.  식사 후에 가그린으로 양치를 해드리면 쓰다고 얼굴을 찡그리시고 세안을 해드릴 때면 눈이 맵다고 찡그리십니다.

처음 뵈었을 때에는 무의식 속에서 헤매고 계시거나 어쩌다 깨시면 얼굴표정이 없으셨던 어르신이 요사이에는 많은 대화를 하신답니다.

“어르신 제가 어떤 말을 하거나 여쭈어 볼 때 답을 해주시고 웃음을 주셔야 저희가 덜 힘들고 보람을 느껴요” 하고 수없이 말씀을 드리지요. 지금은 항상 웃어주시고 대답은 고개로 해주신답니다.

목을 절개해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눈으로 또는 작은 소리로 말씀해 주시는 어르신을 위해 어린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기뻐하는 엄마의 모습이 되고자 합니다.

나이가 들면 어린아이가 된다고 하셨던 말을 되새기며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보람을 느끼며 우리 원에 생활하시는 모든 어르신들의 마음이 평안한 삶을 누리실 수 있도록 정성어린 케어를 해드리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김포수산나의 집 모든 어르신들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