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국장의 당선은 같이 출마했던 3명의 후보가 등록 전 의견을 조율해 추대 형식을 갖춘 무투표 당선이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임 국장 단독 출마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중앙회 활동 경력과 기여도를 높이 평가하고 후보들의 공통공약 사항을 가장 충실히 이행할 인물로 신임했다"는 후보들의 사퇴 이유를 받아들여 이뤄졌다.
 
지난 1980년 8대 하성우체국장으로 부임한 임 국장은 91년 별정우체국중앙회경기도 회장 연임에 이어 현재까지 중앙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전국의 별정 우체국 권익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소임을 과오없이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 국장은  "현재 급료의 1%로 정해진 회원 회비 부담을 낮추는 대신 중앙회 차원의 쇼핑몰을 별도 운영해서 운영비를 충당하고, 정보통신부를 상대로 농어촌 우체국 유지관리비의 특별회계 출연을 일반회계로 전환 지원(보전)토록 개선의 틀을 잡겠다"는 3년 임기 동안의 공약을 밝혔다.

월곶면 개곡리 출신인 임 국장은 통진중학교 졸업 후 무작정 상경, 학비 마련을 위해 신설동과 잠실 등에 오이를 내다 팔아 야간반에서 주경야독한 경험담을 들려줬다. "힘은 들었지만 그 만큼 보람도 컸던 그 시절의 경험이 자신감의 원천이 돼 사회 활동의 밑거름이 됐다"며 청년기 자립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 부모들이 건실한 생활을 선보이고 줏대있고, 엄격한 가정 교육을 해야 한다"며 자녀의 자립심과 자율성을 망가뜨리는 요즘 젊은 부모들의 과잉보호를 우려했다.

임 국장의 가정은 3대가 따로 자고 같이 먹는 한지붕 살림을 꾸리고 있다. 큰 아들과 며느리도 같이 우체국에서 근무하는 '우정(郵政)가족'이다. 임 국장은 경기도 회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초도 순시로 찾았던 포천 우체국에서 깍듯하게 인사하는 이혜경씨를 며느리 감으로 점찍었다. 큰 아들로부터 "아버님이 원하신다면…" 하고 성사된 인륜지대사는 부모와 자식 간의 돈독한 신뢰와 존중의 표상이 될 듯 싶다.

30대 국장으로 발령받아 25년째 하성 사람으로 살고있는 임 국장은 "정년을 앞두고 작은 우체국이 문화 혜택에서 소외된 농어촌의 든든하고 살가운 이웃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남은 정열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