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개최되는 시민의 날 행사 비용으로 통장단협의회가 각 지역별로 찬조금을 갹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되자 시가 "시청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사태를 묻어두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시는 "통장단이 자체적으로 찬조금 모금을 결정한 사항", "(시는) 이래라 저래라 할 권한이 없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수습의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다. 

'뒷탈'을 의식해 무기명으로 모금한 ○○면의 경우 이장 모씨는 "걷은 사실이 없다"고 일축, 의도적인 축소설까지 제기되고 있고, 찬조금 출연에 일부 반발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와 통장단협의회 간에는 마찰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풍무동 A아파트 자치회장은 "자발적인 것이 아닌 할당이 문제"라며 "자칫 주민을 위해 일하는 통장단과 입주자대표회가 대립각을 세운다고 비춰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한 시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장단협의회는 이달 초부터 각 읍면동 통당 20~30만원의 찬조금을 할당해 지역 협의회로 일부가 취합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정확한 모금 액수는 파악되지 않았다"며 "모금에 반발했던 곳은 다시 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통장단은 이미 거둔 찬조금을 되돌려 주는가 하면 이전 행사에 지원했던 경우 찬조금도 영수증을 제시하면 반납하도록 조치했다.

시민의 날 행사때마다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마을별 찬조금 갹출에 대해 이천복 연합회장은 "지금까지 시민의 날 행사는 일반시민의 참여는 극히 저조한 반쪽짜리 관변단체만의 행사였다"며 "그에 따른 비용을 왜 일반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연합회 회의에서 결의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을 만나려 했지만 환경부가 습지관련 설명회를 하기로 한 날이었음에도 연가를 내고 자리를 비웠다"며 "의도적인 회피"라고 주장했다.

한편, 시는 각 읍면동에 2천만원씩 지원되던 시민의 날 행사 지원금을 올해부터는 3천만원으로 늘렸다. 증액된 지원금과 찬조금, 각종 시설물 설치 비용까지, 올해 시민의날 행사 총 비용은 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