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로 하고 있는 공부 방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처음 학원에서 영어를 배울 때는 파닉스를 제대로 배우고 소리내서 열심히 기초를 닦습니다. 그러나 학년이 점점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면서 이러한 올바른 영어의 틀은 다 무너지고 오직 문제 푸는 요령 위주로 흘러갑니다.

오직 학교 시험에서 고득점을 올리고 외부 평가시험에서 성적만 좋으면 된다는 식입니다. 더욱이 우리가 알고 있는 수능 또한 올바른 영어 공부와는 동떨어진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수능이 우리 학생들의 영어 공부하는 최종 목표처럼 인식하고 있으니까 수능을 예로 들겠습니다. 앞서 수능은 듣기 유형과 독해 유형으로 치뤄진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기존의 기출문제들을 풀어보면 이미 그 출제 방식이 뻔합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어떻게 출제될 것인가의 유형이 이미 모두 노출되어 있으며 기껏 난이도를 높인다고 한 것이 겨우 중간 중간에 함정을 만들어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독해 문제 또한 그 글의 패턴이 대등소이 하다보니 “아하! 이 말 다음에 이런 말이 나오겠구나”, “이게 결론이겠구나” 하고 주어진 짧은 시간에 빨리 문제를 푸는 요령 위주로 흘러갑니다. 이러한 요령 위주의 공부는 진정한 영어 실력의 측정이 될 수 없습니다.

지난 호에 시험 유형이 이러한 방향으로 달라질 것이고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제 공부하는 패턴을 독해 위주의 방법에서 ‘말하기’와 ‘듣고 의견 나누기’ 아니면 ‘문법에 맞게 작문하기’ 등의 훈련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독해 위주로 공부를 해오다보니 똑같은 지문을 영어로 물어본다든지 대답을 글로 적도록 하면 당황을 합니다. 이제는 눈으로만 확인하고 안다고 판단했던 자세를 바꾸어야 합니다. 자기 입에서 그러한 표현이 자유자재로 나오는지를 확인하고서야 안다고 판단하는 겸손한 자세로 영어 공부에 임해야 합니다. 우리의 영어 공부가 진작 듣고 말하기 방식으로 다져 왔더라면 오늘날 우리가 영어 때문에 이렇게 고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영어 지문을 읽고 우리말 해석은 그런대로 합니다만 우리말 지문을 쉽게 영어로 옮기지는 못합니다. 그렇지 않다고 자신있게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영어를 우리말로는 옮길 수 있는데 우리말을 영어로 옮기지 못한다면  이상하지 않습니까?

영어 작문을 문법에 맞게 자신의 생각대로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우리말 방식으로 문장을 꿰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네들 방식에 맞게 사용할 줄 안다는 것은 진정한 영어 실력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방식에 맞게 가르치고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눈으로 문장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가다가도 귀로 들으면 왜 쉽게 이해가 안될까요? 이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언어가 소리에서 비롯된 것인데 우리가 흔히 독해라고 표현하는 지문을 글로써 보여주지 않고 소리로만 들려주면 왜 무슨 내용인지 쉽사리 이해하지 못할까요?

이것은 우리의 공부 방식이 소리가 배제된 상황에서 글로써 배운 폐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영어가 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학문처럼 느껴질 수 밖에 없으며, 시간과 노력에 비해서 결과는 초라합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영어 공부를 너무 안이하게 해왔습니다. 아니 접근방식부터 잘못 배워왔던 것입니다. 영어는 그저 단어 외우고 책을 보고 무슨 뜻인지를 아는 것으로 그 목표를 잡아왔던 것입니다. 물론 글을 보고 뜻을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이래서는 곤란합니다.

말을 하기 위해서는 글을 안보고 듣고서도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한 생각을 자기 입으로 말할 줄 알아야 하며, 또한 글로써 표현하는 작문까지 이어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이러한 올바른 공부 방법이 요령 위주의 공부 방법을 이 땅에서 몰아내는 그날, 우리는 영어를 쉽게 정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