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새로운 시험 형식의 대안으로써 TOEFL에서 시행할 시험형식을 세부적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금년 9월부터 TOEFL 시험에서 문법이 사라지고 말하기가 추가되는 등 획기적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는 단순히 영어를 얼마나 잘 아느냐가 아니라 학교 수업이나 토론, 생활 속에서 영어를 얼마나 잘 사용할 수 있느냐를 평가하게 됩니다. 

그동안 문법과 독해 중심으로 공부를 해 온 우리나라 학생들로선 대비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며, 특히 말하기 실력은 결코 단기간에 높아질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평가 시스템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지금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단순한 생활 영어가 아니라 읽기, 듣기와 통합된 형태의 복합형 회화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많아진다는 점이 더욱 그 난이도를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TOEFL을 주관하는 ETS에 따르면 말하기 평가는 3개 유형에 6개의 질문이 나온다고 합니다. 가장 평이한 유형은 주어진 주제에 대해 30초 동안 준비하고 1분간 말하는 것과, 두 번째는 지문을 읽고 대화를 들은 뒤 관련 주제에 대해 45~60초 동안 말하기, 세 번째는 대학 강의나 토론식 수업처럼 긴 대화를 듣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말하기 평가 강화와 복합형 출제는 토플을 준비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공부 방법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법이나 단순 회화 중심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초·중·고교생들은 다양한 주제에 걸친 토론형 학습으로 전환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그 준비 과정으로써 이제는 초등학교 때 생활 영어에서 토론 영어로 넘어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며, 수학, 과학,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갖추고 이를 영어로 말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영어 공부로 바뀌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는 요즘 유행처럼 과학이나 수학 교재를 독해 책으로 활용하거나 단순 코스북 중심의 영어 학습으로는 결코 변화된 토플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말하기 능력이 중요해지는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단어와 문장 구사 능력도 길러야 합니다. 기존의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 4개 영역을 따로 공부하던 방식을 완전히 바꿔 공부뿐만 아니라 영화나 TV, 라디오 등을 통해 영어와 친숙해지고 책이나 잡지, 신문, 인터넷 등을 통해 다양한 주제의 글을 읽는 등 복합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TOEFL은 비영어권 국가의 학생들이 영어권 국가의 대학이나 대학원에 입학할 때 영어로 수업을 받을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최근 국제화를 강조하며 외국인 교수 채용을 늘리고 있는 많은 국내 대학들로선 TOEFL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학생 평가 척도가 될 것입니다.

대학입시 관계자들은 이미 신입생 선발 때 토플 점수만으로 특별전형하는 대학이 상당수인데다 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의 경우 수능 변별력과 내신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대학들의 토플 활용 범위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여 집니다.

일부 상위권 대학들은 지원 때 공인된 영어 점수를 요구하거나 구술면접에서 영어 말하기 능력 평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며, TOEIC이나 TEPS는 대학입시에 활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TOEFL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국 지금까지 수능영어는 적당히 들을 수 있고 해석의 감만 있으면 어느 정도 점수를 올릴 수 있었으나 향후 대학입시, 대학 수업 등의 선발 요강 변화를 감안한다면 학생들도 차세대 토플에 대비하는 방식으로 영어 학습의 근본 패턴을 바꿔야 할 것입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방식으로 대비해야 할 것인가를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