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피폐해진 프랑스 마르세이유의 작은 기숙사 학교에 이곳저곳을 떠돌던 실패한 작곡가 마티유가 새로운 선생으로 부임해 옵니다. 부모가 없거나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거칠기만 하고 교장과 다른 선생들은 그런 아이들을 엄격한 체벌로 다스립니다.

더 이상 작곡을 하지 않으리란 결심을 했던 마티유는 아이들이 장난으로 부르는 노랫소리를 듣고 그 결심을 깨고 아이들을 위한 노래를 작곡하고 합창을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반항적이고 말썽꾸러기였던 아이들에게 합창을 가르치는 일이 쉽진 않지만 아이들은 마티유의 노력으로 하나둘씩 마음을 열고 합창에 열중하게 됩니다.

말썽꾸러기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감싸고 이해해주는 선생님은 <코러스>가 아니어도 이미 많이 본 모습입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키팅(로빈 윌리엄스)의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명문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해짐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했지만 키팅에게 시를 배우고 나서 자신들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위험한 아이들>의 루앤 존슨(미셸 파이퍼)이 맡은 문제아 학급의 아이들은 그녀에게 밥 딜런의 시와 딜런 토마의 시를 배우면서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홀랜드 오퍼스>에서 글렌 홀랜드(리차드 드레이퓨스)는 음악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꽃피는 봄이 오면>의 현우(최민식)역시 자신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서 아이들과 함께 연주를 하며 희망의 봄을 기다립니다.

그런 과정에서 아이들은 마티유에게 마음을 열고 교장을 제외한 학교의 다른 선생들도 변화해나갑니다.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아이들이 착한 어린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변화해 나가는 모습, 그리고 그 변화를 이끌어 내는 아이들의 노랫소리, 이것이 영화 <코러스>가 관객에게 선물하는 작은 감동의 모습들입니다.

교장에게 해고를 당한 마티유가 학교를 떠나는 순간, 아이들은 배웅을 하지 말라는 교장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마티유를 배웅합니다. 대머리 선생이라고 놀리는 글씨가 적힌 종이비행기들과 높은 담 너머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노랫소리, 그리고 마티유에게 흔드는 손들, 그 모든 것들이야말로 마티유와 관객에게 주는 아이들의 최고의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