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시행하는 1차적 목적은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는 가를 가려내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앞서 시험은 공부의 방향을 이끌어 주는 역할을 담당하므로 신중하고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합니다. 현재 영어 시험은 소리로서의 평가보다는 문자로의 평가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언어의 근본적 접근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영어 공부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가는 시험 유형에 따라서 많이 달라집니다. 그동안 우리는 시험에 민감해 왔으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시험 결과에 따라서 아이들의 진로 여부가 가려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종 시험 유형이 대입 수능(수학 능력 시험)이며, 학습 목표 또한 여기에 맞추어져 수업이 진행돼 왔습니다.

수능은 총 50문항으로써 듣기 부분이 17문제이고 독해 부분이 33문제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모든 영어 공부가 수능 문제를 잘 풀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이루어지다보니 그 초점이 듣기와 독해, 특히 독해 위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앞서 영어 교육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 4가지 부분이 편향됨이 없이 골고루 발달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수능 시험이 ‘듣기’와 ‘독해’ 쪽으로 치우치게 되었으니 그 분야에 맞추어 공부하게 되고 자연히 ‘읽기’와 ‘말하기’는 등한시 되었습니다.

 ‘읽기’ 부분은 주어진 독해 지문을 주고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정확한 발음과 의미 단위로 운율에 맞추어 읽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말하기’ 부분은 지문을 듣고 질문에 대한 대답을 영어로 하는 언어의 본래적 기능이기도 합니다. ‘읽기’와 ‘말하기’는 EFL 환경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한 대단히 중요한 과정입니다. 우리가 처음 알파벳을 익힐때 각각의 음을 소리내는 것도 중요하고 그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단어를 정확하게 소리내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나아가 단어가 모여 이루어진 문장을 운율에 따라 매끄럽게 읽는 과정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똑같이 소리내서 읽는 과정을 반복해서 소리로 익혀야 쉽고 빠르게 배울 수가 있습니다.

그동안 소리내 읽고 말하는 과정이 배제된 상태에서 영어 교육이 이루어지다 보니 과거 수십년 영어 공부를 하고서도 외국인을 만나면 말 한마디 못하는 기현상이 생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또한 그 책임은 한때 문법 위주의 교육 때문이라고 문법이 그 모든 것을 뒤집어썼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원인 제공자는 듣기와 독해 위주로 짜여진 우리나라의 대학 입시 문제 유형에도 그 책임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기존 교육계 관계자들이 이미 알고 있었던 사항일 것입니다. 다만 이것이 시험으로서 정착되기 위한 객관성의 확보에 그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최초 시험 방식은 오직 시험지만을 보고 푸는 방식 뿐이었습니다. 여기에 방송 장비의 발달로 듣기 부분이 추가적으로 삽입되었습니다. 이제 인터넷의 발달로 말하기 부분까지도 가능해진 것입니다. 다른 시험 과목은 몰라도 외국어 영역의 부분에 있어서 말하기 능력의 측정은 필수적입니다.

금년 9월부터 TOFLE 시험에 말하기 부분이 추가된다고 합니다. 아마 그들도 이 부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을 것이고 이제야 그것의 방법적 해결책을 찾은 것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말하기 능력의 시작점은 읽는 능력에서 비롯됩니다. 읽기가 제대로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듣고 말하는 능력의 발달에도 연관이 되어 발달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쓰기 능력의 발달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TOFLE 시험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면 TOEIC과 SAT TEPS 등등 각종 시험도 이러한 추세에 따를 것이라고 예상되어 집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수능도 이와같은 방향으로 빨리 전환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제대로된 방식으로서의 영어 공부가 뿌리를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