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의원·약국만 이용했다던 김포시
추가동선 시청 홈페이지에 뒤늦게 공개
진술에만 의존하는 역학조사 방식 한계

김포시 메르스 비상대책본부가 75세 남성 확진자의 추가 동선을 밝혔다.

김포시가 초반 이동경로 등 역학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경기도로부터 통보받은 뒤 뒤늦게 공개하며 시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김포시 메르스 비대본은 지난 14일 일요일 오후 4시께 확진자 A씨의 동선 자료를 정정, 추가한다며 시청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웠다.

비대본의 발표에 따르면 A씨는 6월 3일 사우동 김포수비뇨기과를 다녀온 뒤 오후 2시 43분부터 3시 15분까지 32분 간 풍무동의 엔(N)마트를 다녀왔다.

또한, 6월 5일(금요일) 오전 사우동 연세내과의원을 내방한 뒤 오후 2시 22분부터 27분까지 다시 5분 간 같은 마트를 방문했다.

당초 김포시는 11일 유영록 시장의 브리핑에서 A씨가 의원 2곳과 인근 약국을 이용했다고만 밝혔다. 이후 김포시는 기자의 추가 취재에도 "A씨가 연로해 의원과 약국만 다녀왔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포시는 경기도에서 A씨가 풍무동의 한 마트에서 카드를 사용했다는 통보를 받은 뒤에야 부랴부랴 조사에 나선 뒤 이동경로를 공개했다.

김포시는 의원과 약국 외에는 A씨가 답하지 않았다며 이동경로를 의원, 약국, 집으로 섣불리 한정해 버렸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동경로에 대한 질문이 당시에 제대로 됐는지도 의문이다.

또한, 김포시는 A씨의 카드 사용내역 조차도 확인하지 않았다. 카드 사용내역 확인이 경기도는 되고 김포시는 안 되는 이유도 물음표다.

더욱 문제는 해당 마트 이용사실의 공개 시점이다. 경기도는 이미 A씨의 카드이용 사실을 지난 13일 토요일에 김포시로 통보했다.

하지만 김포시는 14일 오후에서야 뒤늦게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공개했지만 이마저도 해당 시간 이용객들이 어떻게 해야하는 지 일체 언급이 없다.

김포시 보건소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어디서 사용했다는 통보만 받아 경찰관과 함께 방문해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빨리 확인한 편"이라며 "접촉 의심자 4명을 자가격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중이용시설인 해당 마트의 소독에 대해선 "상황에 따라 보건소가 판단한다. 따로 소독조치는 안 했다"며 "소독은 마트 관계자들이 자체로 한다고 했다"고 답했다. 앞서 김포시 보건소는 A씨가 내방했던 병의원은 계단 등을 소독한 바 있다.

A씨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슈퍼감염자에게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번 감염자는 12일 기준 63명의 확진환자를 발생시켰을 정도로 전염력이 높다. 
  
하지만 김포시의 안일한 대응과 홍보에 시민들은 주말 내내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해당 사실을 퍼나르기에 바빴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런 움직임이 불안감을 조성한다며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정보를 제 때에 공개하지 않으면서 시민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자경(自警)책이 되고있다.

이제는 55세 여성과 그의 남편 등 나머지 확진자 2명의 동선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김포시는 줄곧 확진자 3명이 자가용으로 이동했고 부부 확진자도 서울의 병원만을 이용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70대 확진자의 마트 이용 사실이 12일만에 추가로 드러나면서 김포시가 "서울의 병원밖에 안 갔다"던 이들 부부의 추가 동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