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는 철새때문에 말아먹는다."
습지보호지역 지정 항의차 의원들과 환경부에 동행했던 한 주민의 한탄이다.

김포시 북단인 제방변이 모조리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될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여론이 술렁이고 있다. 그 술렁임은 형체가 모호한 대상에 대한 불안감이다.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어떤 파급을 가져올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다. 알 수 없는 공포다. 왜 공포인가.

관련 법령에는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그 주변을 관리지역으로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통상 지정 면적의 1/2 정도가 관리지역으로 묶인다.

환경부가 보호지역으로 잠정한 면적은 76.7㎢. 김포시 전체 면적의 1/4을 초과하는 넓이다. 김포시뿐만 아니라 고양, 파주, 강화가 함께 포함되기는 하나 강변 전체가 들어가는 김포가 지정 면적이 가장 크다. 

"(김포는) 당장 관리지역 지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유권해석이란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고리, 언제 바뀔 수 있는 것이고 이미 김포는 이미 오락가락하는 개발 정책으로 된서리를 뒤집어 쓴 경험이 있지 않은가. 더우기 '할 수 있다'는 조구가 법령에 명시돼 있지 않나.

정부는 당장의 골재채취, 제방도로 확장, 철책선 제거에 대해서도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지정을 철회해 달라는 시의원과 주민들의 '읍소'는 허탈로 돌아왔다. 축소된 신도시짝이 나지 말란 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건교부가 국방부와 협의를 하지 않은채 추진해 공무원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웃음으로 이해를 구했다.

부처간 협의 하나 제대로 못하는 정부가 이번에 또 김포를 시험대 올려 개발과 상반된 보호 정책을 추진한단다. 그러면서 "국가경쟁력 평가에 습지보호 상태도 포함되니 대의적인 차원에서 양해해 달라"고 한다. "고양이나 파주, 강화는 찬성 여론도 있다"고도 말한다.

우리의 반대는 대의에 반하는 이기가 아니다. 자유로가 뚫리고 공원이 조성돼 있는 고양, 파주, 연안 갯벌인 강화도와 김포의 제방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

그들(정부)의 대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지만, 아흔아홉마리 양을 두고 한마리 양을 찾지는 않을 것이다.

김포는 더이상 실험실의 모르모토이기를 거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