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시장이 지난 읍면동 순회 주민대화 때 김포외국어고등학교 설립을 놓고 일각에서 괜한 트집을 잡는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한다.

몇몇 신문들도 설립자의 '순수한 뜻'를 부각시켜 더 이상 헐뜯기와 흠집내기는 중단돼야 한다고 쓰고 있다.    

트집, 헐뜯기, 흠집내기는 막대한 예산 지원을 둘러싼 논란과 최근 시의회가 상품권을 회납하면서 전씨에게 제기한 지적, 설립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불거졌던 기왕의 잡음들이다.

시장과 이들 신문이 주장하는 투는 한가지다. "외고 설립은 대의이므로 (사소한 실기때문에) 일을 그르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침소봉대', '소이기주의'라는 표현도 들린다. 

지방정부의 수장으로서, 사회적 공기로서, 임무와 역할을 망각한 듯한 이러한 발언들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수십억 예산이 지원되는 과정의 적정성은 아무리 엄정하게 따져도 지나치지 않다. 전가의 보도처럼 들고 나오는 혈세 아닌가.

상품권 수수는 원칙적으로 잘못이다. 더우기 관련 예산을 심의하는 의원들에게 금품을 돌렸다면 뇌물이라는 비난이 쏟아져도 마땅하다. 설립자의 '서투른 정치력'으로 치부할 계제가 아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건강성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방편으로 담보할 수 없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서는 안된다. 수단은 목적을 결과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주지하건대, 설립자의 선의(善意)로만 당면한 문제들을 풀려하지 말라. "옆에 학교가 들어서니 이 땅에는 아무 것도 못한다. 이 가격에 팔지 않겠다면 마음대로 하라." 학교 설립이 이렇게 진행돼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시장이나 이들 신문은 김포시의 염원인 외고 설립에 시민들이 관심을 기울여달라는 당부를 전하고 있다. 외고 설립이 진정 김포시의 숙원사업이라면 모두에게 철저하게 검증받아야 한다.

연일 터져나오는 사학의 비리를 본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학교가 세워지고 김포의 자랑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어설픈 대의를 주창할게 아니다.

혹여 천려(千慮)를 묻어두고 간 댓가로 일실(一失)한다면, 그래서 관심과 애정이 '방조'로 몰려버린다면 외고는 자랑이 아닌 오욕이 될 것이다.

外高, 힘들고 더디더라도 살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