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이 북한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의 이적 문건을 제작, 반포했다며 '민통선 평화교회' 이적 목사(본명 이기석)의 월곶면 용강리 자택과 교회, 군하리 복지관을 22일 압수수색했다.
이적 목사는 작년 11월 12부터 14일까지 독일에서 '재독일 동포협력회의'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사전신고 없이 북한 조국통일연구원 부원장 박 모씨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진 뒤 관계 당국의 주시를 받아왔다.
이 목사는 토론회에서 "애기봉 등탑 점등은 남측의 대북심리전"이라고 말하는 등 북한의 주장을 동조하고 이적문건을 제작·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적 목사는 "주제 발표 후 북측 인사와 인사도 나누지 않고 이백여 명의 한반도 전문 학자들 속에 섞여 있다 호텔로 돌아왔다. 북측인사와 접촉사실이 없다"면서 "만약 어겼다손치더라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벌금 300만원인데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하는 건 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동인들이 공동으로 펴낸 동인시집에 반미시 한 편 썼다고 이적 표현물이라고 한다"면서 "당분간 바람을 쎄게 맞아야 할 것 같다. 평화운동이 죄라면 엮여서 가야겠지만 나라의 미래가 걱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경찰은 이적단체 '연방통추' '범민련 남측본부' 등과 연대해 연방제통일과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을 벌인 혐의로 코리아연대 회원 9명의 주거지 등도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경찰의 압수수색이 애기봉 성탄트리 설치 시기와 맞물려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법원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할 정도로 상당한 이유가 있다해도 1년이 넘도록 가만히 있다가 기독민주당이 애기봉 성탄트리 설치와 예배를 예정한 하루 전 날 벌어진 일이어서 시기가 묘하다.
애기봉 성탄트리 설치 반대운동과 압수수색 연관성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인 강력, 형사 건이 아닌 대공이나 공안 수사는 증거를 수집하느라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며 부인했다. 그는 또 "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았다는 건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단 소리"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대북전단 살포 및 애기봉 등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이적 목사는 지난 19일 유영록 김포시장, 코리아연대 등 시민단체, 기독교단체 등과 함께 국방부 앞에서 애기봉 등탑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편, 공대위 측은 이번 압수수색이 그동안 애기봉 등탑과 대북전단 살포를 반대하며 평화종교활동을 벌여온 이적 목사에 대한 공안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공대위는 내일(23일) 오후 1시 월곶면 애기봉출입사무소 앞에서 '애기봉등탑 반대 평화·종교활동 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애기봉 트리 저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다음은 이적 목사가 정해창 김포시아파트연합회 부회장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과 정 회장의 답글.
회장님 새벽바람이 찹니다. 그러나 조국은 겨울 공화국입니다. 자기들이 사는 땅을 지키고 "전쟁하지 말자" 외치면 죄인으로 엮어넣는 땅이 우리 조국입니다. 이 한심한 조국 그래도 우리 새끼들이 살아가야 할 조국이기에 또 사랑해야 합니다.
1년 전 포츠담 한반도 평화세미나에서 "애기봉 등탑과 대북 심리전은 남북평화를 무너뜨리는 재앙이다"라고 발표했더니 그게 친북 발언이고, 내 옆에서 북측 고위층이 주제발표를 했다고 국가보안법 상 회합통신이라네요.
말도 한 마디 섞지 않았고 손도 한 번 안잡았습니다. 아니, 손 한 번 잡았다손치더라도 남북교류법 위반 벌금 삼백(만원)입니다. 이건 숫제 국보법으로 몰아 애기봉 평화운동가들을 친북세력으로 몰아 계속 전광판 설치, 전단 뿌리기를 강행하겠다는 속셈입니다.
또 자기나라 이익만 위하여 우리나라 갈취하는 미국을 공격하는 반미로 표현한 동인시집 냈다고 이적표현물 제작 유포로 몹니다. 표현의 자유조차 고갈된 조국의 땅 감옥으로 가라면 가야겠죠.
다만, 조국의 암담한 정치현실이 걱정입니다.
회장님, 아직은 한 열흘 김포땅에서 부비고 살겁니다. 그 후 저도 모르겠습니다. 보안수사대에 엮여 겨울감옥으로 가게 될 확률이 매우 큽니다. 애기봉 지켰다는 괘심죄이겠지요.
그간 지켜보면서 할 말은 하는, 정의를 지키시려는 회장님의 모습 보고 속으로 늘 박수쳤습니다.
평범한 시민으로 계속 할 말은 하는 양심으로 김포를 지키시길 부탁합니다. 언제 뵐지 몰라 긴 인사 올렸습니다. 동토의 바람이 찹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2014년 12월 23일
민통선에서
이적 목사 올림
목사님 글 다 읽기 전에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김포시민의 안전과 남북 평화를 위해 행동하는 시민으로 사는게 무슨 죄가 되겠습니까?
OECD 회원 국가로 어려운 나라를 돕겠다는 무역규모 지구상 열 손가락에 들어가는 대한민국에서 자기지역 주민안전을 위해 성명서 내고 현수막 걸은 게 죄가 된다면 만화에 나오는 나라 얘기겠지요. 걱정하지 마시고 의연하세요. 압수수색으로 없는 죄가 생기는 것도 아닐테고 심려 마시기 바랍니다.
내일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가 오길 바라는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목사님께서는 젤 큰 영광을 받으실 자격 충분히 있습니다.
애기봉 트리 점등은 목사님 애쓰신 덕분에 무산 되었지만 아직 김포 땅에서 대북전단지 살포는 김포시민의 불안감 해소와 남북 주민의 평화를 위해 목사님과 힘을 합쳐 계속 반대를 하겠습니다.
행동하는 김포시민들은 김포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어떤 행위도 반대하고 저지할것입니다. 그것이 국방부든, 종교단체든, 김포땅에서는 안됩니다.
목사님. 긴긴 동짓날 겨울밤을 누굴 위해 고민하고 뒤척이셨을지 생각하니 고맙고 안타까워 당장 달려가 격려와 위로 드리고 싶습니다만 그러지 못하고 마음만 전해드리니 용서하십시요.
바람에 숙이는 갈대의 생존도, 바람에 맞서 돌며 물을 퍼올리는 풍차의 기능도 모두 우리의 삶이며 생활 이지요.
내일 풍차가 되기 위해 오늘은 갈대가 되어 편안하고 행복한 성탄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이적 목사님이 계시는 민통선 마을은 오랫만에 따뜻한 성탄절 되겠군요.
메리 크리스마스!
고촌에서
정해창 드림
*P/S
오늘 점등한다는 첨언 이제 봤습니다. 웃음 나오네요.
목사님, 점등 반대는 유영록 시장님께 맡기시고 안방에서 이불 뒤집어 쓰시고 몸 녹이세요. 목사님은 지금 환자십니다. 무리하시면 풍차를 못 돌리십니다.
2014년 성탄절 트리 점등은 이미 김포시장의 반대결정이 됐고, 목사님은 할일 다하셨습니다. 물리적인 반대는 의미가 없습니다.
시민과 시장이 반대한 걸 불키는 사람이 있다면 도둑입니다. 한 도둑 열명이 못잡습니다. 그냥 맘 편케 도둑 맞으세요.
그 도둑 덕분에 북한 주민에게 평화가 오면 이 또한 성탄절 의미겠지요. 도둑과 불켜고 비상 걸린 군인들은 국방부 몫이니 목사님 권한 밖입니다. 그래서 웃었습니다.
오늘 꼭 몸조리 잘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꼭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