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원인이 법정에서의 허위 진술에 따른 위증 때문인 것으로 밝혀져 사건의 실체를 왜곡시켰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러한 의혹은 재판부가 판단의 중요한 준거로 채택하는 변호사의 증언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고의성 여부가 드러날 경우 공공기관이 해당 사건에 대한 진실 접근을 차단, 법질서를 교란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본지 3일자 <시 행정소송 패소 후 이례적 항소> 기사와 관련해 '그린벨트내 유치원 신설 허가 취소' 사건 변호를 담당한 시 김모 고문변호사는 지난해 4월 인천지방법원에 변론 자료로 제출한 답변서에서 "2004년 2월에 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김모씨가 같은해 4월 현재 당해 개발제한구역내에 유치원을 신축 운영 중에 있다"고 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실무 공무원이 건네준 자료를 참고해 작성했다"고 밝힌 김 변호사는 "유치원이 운영되고 있다는 근거를 대라는 재판부의 요구에 이를 확인해 수정 제출했다"며 변론 내용에 오류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외에도 유치원 설립은 관계법상 관리감독기관인 교육청의 협의 하에 진행되는 것이 원칙이나 시는 교육청과의 협의 없이 건축을 허가한 것으로 밝혀져 적법성 논란의 소지도 안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방 들통날 일을 실수가 아니면 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하며 위증의 이유를 '실수'탓으로 돌렸다. 교육청과 협의 없는 건축 허가에 관해서는 "근생시설의 영업 허가이기 때문에 교육청과의 협의 사항이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시가 왜 그렇게 무모한 일을 벌였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일련의 건축허가와 관련해 절차상의 오류를 막기 위해 실무자와 몇차례 협의를 시도했으나 원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고측 변호인은 "타 시군은 교육청으로부터 협의를 거쳐 배치계획에 따라 건축허가를 내주는데 김포시는 우선 순위자를 제쳐두고 합리적 기준도 없이 건축허가 대상자를 모집, 추첨으로 허가 순위를 정했다. 이는 재량권의 남용이며 위법이라고 판단했다"며 "공무원의 허위 보고가 패소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후사실이 이러함에도 시는 "이유를 납득키 어렵다"며 항소를 준비 중이다. 관계자는 "판결문을 아무리 정독해도 왜 패소했는지 수긍이 안간다. 항소심 진행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시는 2004년 12월 말 현재 이월된 건수를 포함해 행정소송 64건, 민사소송 28건을 진행 중이다. 이중 행정 3건, 민사 1건만 패소해 90%의 승소율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