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사 뒷편 50여평 옛 시장 관사는 2001년부터 2년간 여성회관에서 예절교육관으로 활용하던 공간을 지난해 어린이집으로 수리했기 때문에 외형과 구조가 가정집처럼 친근하다.

"공무원들을 대하는 일이 낯설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젠 공무원들도 다 누구 아빠, 엄마로 편히 호칭할 수 있어서 편해요. 그때는 작은 교재교구 하나 구입하는 것에서 부터 보고하고 결재받으면서 교사 시절과의 큰 차이를 느꼈죠. 이제 서너살짜리들이 간혹 내복 바람으로 노는 걸 보는데 제 눈에는 제집처럼 편하게 여기는구나 싶으니까 그냥 예뻐요. 저도 좀 안정된 엄마 자리를 찾은 것 같구요"

직장 어린이집 시설장은 경영보다 관리자 역할이 강조된다. 인건비를 비롯해 시설비와 운영비를 시가 전액 지원하기 때문인데 김 원장은 전국의 직장어린이집 시설장 모임이나 연수교육 등에 참여하며 보육의 질을 높이는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것을 큰 장점으로 꼽았다.

김원장은 공사립어린이집 시설장은 적어도 8년 이상의 보육교사 경력과 기혼 여성이면 역할 수행이 한결 수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를 좋아하는 적성이나 열정에 엄마의 육아 경험이 더해지면 아이들의 요구나 상태를 잘 파악하고 문제 상황의 접근이나 해결방법이 유연해지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아이 부모로 부터 "오늘 퇴근이 좀 늦을 것 같아요"미안해 하는 전화를 받으면 "편히 일하세요. 저녁 먹이고 같이 재밌게 놀께요." 얼른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상황을 공감할 때 자연스럽고 부담이 없다는 것.

"아이들이 곧잘 싸우잖아요. 멀리서 담당 교사들이 훈육하는 걸 보면 예전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고 아쉽다 싶을 때가 있어요" 이럴 때는 교사의 자질이나 경험이 다르니까 여러 방향의 접근이 있을 수 있음을 전제로 교사 회의 시간을 빌어 토론을 유도하고 진단해서 효율적인 교수법을 공유할 수 있게 한다.

직장 어린이집은 원아들이 출퇴근하는 부모님과 동행하기 때문에 별도의 차량 운행을 하지 않는다. 공무원들의 토요일 격주 휴무제에 맞춰 교사들로 격주로 쉬지만 퇴근이 늦어지는 공무원들을 위해 연장제 교사 채용 대신 재직 교사들이 연장 근무를 협의했다.

김 원장도 여느 어린이집 원장들처럼 부모들의 이해를 구했다. 간혹 싸우다가 할퀴는 상처를 내기도 입히기도 하는데 아이들 특성으로 이해해 줄 것과, 생일을 맞은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선물은 아이 맘을 담은 걸로 한정해 달라는 것. 부모들이 모두 직장 동료라서 아이들 관계도 더 친밀한데 자칫 보이는대로 판단하고 비교해 상처를 입거나 상대에게 부담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2005년엔 보육질을 높이기 위해 정규 프로그램에 아동 심리미술과 델타센드를 교수 자료로 활용키 위한 사전 교육과 벤치마킹을 마쳤다. 대신 작년처럼 2005년에도 어린이집 행사에 부모들의 100% 동참이 지속되길 바랐다.

2004년 1월 개원한 직장어린이집은 시청 공무원들의 취학전 자녀들을 돌보는 시내 유일한 직장 육아시설이다. 김 원장은 10년간 시내 공립 어린이집 교사 경력을 높이 평가받아 첫 시설장으로 공개 채용됐다. 만1세에서 5세까지 영유아 46명을 4명의 교사가 담임제로 돌보고 김 원장과 조리사 1명까지 총 6명이 근무한다. 사립어린이집 시설장은 국가가 인정하는 소정의 교육과정을 거쳐 보육사 자격(4년제 보육학과 출신 1급 교사는 2년, 보육사 양성 교육과정을 거친 2급 보육교사는 3년 경력자)을 취득한 사람이 시의 배치 계획에 따라 법적 시설 기준을 갖추고 허가 받아 운영한다. 반면 공립 어린이집은 공채를 거친 시설장이 시로부터 교사 인건비와 교재교구비를 지원받고, 법정 보육료를 받아 시설을 운영하며, 시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시내 6개소 공립어린이집 시설장들의 임기는 올 12월 말까지로 조례에 따라 자격자들을 대상으로 적임자를 공채한다. 임기는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