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마을버스 정류장 대부분이 표지판이 없는데다 버스는 차내 안내방송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있어 승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주부 L모씨는 "방송이 나오지 않아 어디서 타고 어디서 내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김포에서 가장 힘든 일을 꼽으라면 마을버스 타는 일"이라고 이용 불편을 털어놓았다.

현 정류장 위치는 지난 2000년 운수업체와 시가 협의를 거쳐 결정했으나 이후 교통환경이 바뀌면서 일부 변경됐고 업체가 임의로 승하차 장소를 바꾼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A모씨는 "정류장 표시가 없으면 차내에 안내도라도 비치돼 있어야 내릴 곳을 알텐데 옆사람이나 운전수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다. 정해진 승하차 장소도 없고 규정도 없는 무법운행"이라며 "택시운행 방식"의 개선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운전수 L모씨는 "시내버스와 달리 마을버스는 구간 거리가 짧아 안내방송을 하게 되면 몇초 간격으로 계속 틀어야 한다. 안전운행을 해야 하는 기사들에겐 큰 부담"이라며 "안내방송이 오히려 운행에 장애가 된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운수업체 대표 K모씨는 "마을버스가 지정된 정류소 외에 승객을 승하차시키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 일이지만 태워달라는 손님을 모른척 하기도 힘든 것 아니냐. 정류소나 안내방송이 없다고 하기 전에 운수업계의 어려움을 이해하는게 먼저"라고 문제를 경제적인 어려움 탓으로 돌렸다.

안내 통로가 없다보니 운행 상황이 변경되더라도 이용객들은 제대로 홍보가 이뤄지지 않는데서 오는 불편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지난 17일부터 55번 노선의 운행시간이 변경되었음에도 업체측이 이를 사전에 알리지 않아 한시간여를 기다린 승객들이 노상에서 운전수와 실랑이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는 "마을버스의 정류장과 안내방송에 관한 법적 의무 사항은 없다"며 "대부분 운수업체들이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어 안내방송 등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올해 시는 국도 48호선 정비와 연계해 마을버스 정류장에 안내표지를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본예산에서 전액 삭감돼 추경까지는 정류장 문제를 방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을버스 정류소의 안내 표지판을 재시공하는데 소요되는 금액은 1곳 당 100만원. 차량 안내방송의 경우 인건비를 포함해 대당 30여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시는 올해안에 지방·간선도로의 버스 노선을 확정하고 다음달 말까지 440만원의 예산을 투입, 마을버스 노선도를 제작해 승객들에게 이용 편의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