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택지개발을 뒷받침할 도로망 개설과 경전철 노선 확보 등 김포시의 미래 기반시설의 시발점인 고촌 광역도로는 최근 "길만 내주는 사람들"이라는 고촌 주민들의 피해 의식에 부딪쳐 시가 풀어야 할 또다른 집단민원으로 대두되고 있다.

고촌 주민들로 구성된 '강서~고촌간 고속화도로선형변경대책위원회'는 지난 3일 선형 변경을 요구하는 집회에 이어 17일 시장을 면담하고 선형 변경을 재차 촉구했다.

대책위는 "30년을 그린벨트로 묶어 재산권를 제한해 오다 마을을 양분하며 강제 수용하고 우량 수림을 훼손하는 것은 주민 생존권을 무시한 공권력의 횡포며 졸속 행정의 표본"이라며 "제방도로 확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강서~고촌간 광역도로는 서울 강서 개화동에서 끊긴 88고속도로와 연계돼 향후 신도시 고속화도로와 이어지게 된다. 문제의 구간은 5㎞ 중 영사정 김포대교 교각 하부를 경유해 은행정 마을 야산 능선을 따라 신기, 신동, 안동 마을로 들어오는 2.12㎞ 구간.

주민들은 높이 15m의 고가도로가 마을을 갈라 백로 서식지를 지나는 신동 마을, 오색 딱다구리와 하늘소가 사는 것으로 알려진 은행정 마을 뒷산 수림대를 차례로 안내하고 노선 변경의 당위를 주장했다.

김 시장은 이 자리에서 "좋은 방향으로 재검토해 주민 요구 수용이 가능하도록 하라"고 담당과에 지시했다.

시는 올해에 150억원 보상비를 확보하고 대지는 평당 160만원에서 312만원, 전(田)은 평당 30만원에서 188만원, 답(畓)은 20만원~156만원까지 책정된 보상 계획을 밝혔으나, 주민들은 보상가 환산 과정에 고가로 양분돼 이용 가치가 하락하고 접근이 곤란해진 맹지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서 민원 폭주를 예고하고 있다.

위 도로는 1995년 타당성 검토를 시작으로 2003년 3월까지 9년 동안 고촌~월곶간 4차선 민자유치도시고속화도로 사업으로 추진돼오다 취소 후 2003년 5월 8일 신도시 발표를 기점으로 노선 변경 없이 2개 차선이 추가된 광역고속화도로로 부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