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에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발생한 지진은 지구촌을 경악과 통곡으로 몰아 넣었습니다. 유사 이래 어느 전쟁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은 적이 있었으며 어떤 가공할 무기가 이렇게 많은 국가를 단 몇 초만에 초토화시켰습니까. 

건물은 모조리 쓸어가 버리고 거리에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바다에 있어야 할 배는 나무 위에 내팽개쳐 있었으며, 여기저기 널려 있는 심하게 부패된 시신은 아직 까지도 신원을 다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닥친 쓰나미는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인도, 태국 등 11개국에서 12만 명이 넘는 인명을 앗아갔습니다. 인간이 자연 앞에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가를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지난 1976년 중국 허베이성 탕산 지진 때는 100만명 이상이 평화로이 잠을 잠자고 있다가 대피할 여유도 없이 참변을 당했습니다. 불과 14~16초 동안의 지진으로 도시 전체 건물 중 93%가 무너졌습니다. 중국 정부의 공식 집계로는 24만2천명, 서방국가의 추정 치로는 70만 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1942년에도 홍수로 6만1천명이 사망 혹은 실종됐고, 1970년 방글라데시에서는 사이클론에 이은 홍수로 30만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1991년에도 홍수로 13만9천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번 남아시아의 재난은 방글라데시의 홍수와 중국 탕산의 지진과 함께 최악의 세계 3대 자연재해라고 했습니다.

이제 지구의 온난화로 태고의 빙산은 녹아 내리고 사막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4계절인 우리나라도 점점 2계절이 되어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좁아진 지구촌의 인간은 어디에도 어떤 때에도 안전할 수가 없다는 것을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계속되는 엄청난 자연 이변에 인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범세계적인 재해예방과 구호에 하나가 되어 협력하지 않으면 공멸하고 만다는 위기 의식이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세계는 지금 국가와 인종과 종교와 이념을 초월해서 초토화된 남아시아국가들을 돕기 위해 구원의 손길을 뻗치고 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인류애가 발휘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이미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나 풍수해를 당했을 때 도움의 손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13일 「지진 해일을 넘어 하나가 되는 아시아」란 제목으로 남아시아 지역 지진과 해일피해를 입은 나라들을 위해 성금운동을 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불과 2시간만에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35만 명이나 성금에 참여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숫자입니다. 이 운동을 통해서 십시일반(十匙一飯),  그 작은 정성, 큰 위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고 우리 민족은 위기에 강하고 단합하며 동정심이 많은 민족임을 다시 한번 입증해 주었습니다.

날씨도 얼어붙었고 경기도 올해는 작년보다 더 불황일거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불황일지라도 이와 같이 서로 돕고 고락을 같이 하겠다는 '사랑의 ARS'의 정신이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반드시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하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