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의회는 2013년도 해외 벤치마킹을 위해 오랜 논의를 해왔다. 몇 개월 동안 여러 나라가 대상지로 떠올랐지만 의원들은 논의 끝에 벤치마킹 테마를 정하고 그에 맞는 국가 또

▲정하영 부의장

10월 9일 오전 인천공항을 출발한 우리 의원 일동은 후쿠오카 공항을 거쳐 첫 목적지인 기타큐슈에 도착했다.

'죽음의 바다'와 '일곱 색의 연기'에 불러 쌓였던 기타큐슈

기타큐슈 시는 1963년 모지, 고쿠라, 와카마츠 등 인접도시를 합병해 일본 유수의 중화학공업단지로 재탄생했다. 1901년 일본 최초의 근대식 용광로를 지닌 야하타 제철소가 조업을 시작한 이래 기타큐슈는 일본 중화학공업의 중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왔다.

그 결과 1960년대에 이르러 기타큐슈는 발전과 더불어 환경오염 또한 심각한 수준이 돼 제철소에서 흘러나온 오폐수가 바다 위의 배를 부식시킬 정도의 '죽음의 바다'가 되었으며, 도시 상공 또한 '일곱 색의 연기'라 불렀던 스모그가 매워 각종 질병을 유발했다.

공해문제가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기타큐슈에서는 시민․기업․지자체가 힘을 합쳐 개선을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엄격한 공해방지 조례를 제정하고,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등 환경 개선 노력을 지속적으로 벌여 '죽음의 바다'였던 도카이만은 100여 종의 어패류가 서식할 정도가 되었고 하늘도 중앙정부로부터 '별이 아름다운 도시'로 선정될 정도로 개선됐다.

여기서 기타큐슈는 더 나아가 1997년 공해 극복 경험과 제조업의 도시로 불렸던 과거 기술을 살려 새로운 자원순환형 도시재생사업으로 일본 최초의 에코타운을 건립하였다. 에코타운이란 ‘모든 폐기물을 다른 산업의 원료로 활용해 최종적으로 폐기물을 제로(zero)화 하는 자원순환형 사회를 구축'하고자 하는 종합 프로젝트다. 우리 의원들이 처음으로 방문한 곳이 바로 에코타운이다.

에코타운 관계자는 우리 의원들을 위한 설명회에서 현재 도쿄, 오사카 등 도시에서 추진중인 에코타운의 모델로 불리는 기타큐슈 에코타운은 2천 헥타르(ha)의 매립지에 중소기업을 비롯하여 29개의 재활용 기업이 입지하여 1,300명의 고용을 창출했다고 밝혔다.

또 기타큐슈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우호도시 관계였던 중국 다롄시 등과의 환경협력을 통해 그 가치를 나누는 경험을 한 후 도시 대 도시의 협력활동을 더욱 추진하기 위해 도시간 네트워크를 제안했으며, 그 결과 2011년 OECD는 도시의 그린 성장 모델(환경과 경제가 공존하는 도시발전 모델) 도시로 미국 시카고, 프랑스 파리, 스웨덴 스톡홀름과 함께 선정됐다. 또 같은 해 일본정부가 환경미래도시로 선정하기도 했다.

폐기물 제로에 도전하는 에코타운

에코타운 인근에는 종합 환경 콤비나트가 있는데 이곳이 실질적인 재활용 기업들이 입주한 곳이다. 현재 종합 환경 콤비나트에는 페트병 재활용, O.A.기기 재활용, 자동차 재활용, 가전제품 재활용, 형광등 재활용, 의료용구 재활용, 건설혼합폐기물 재활용, 비철금속 재활용, PCB 오염토양 재활용 사업단지가 있다.

이 가운데 자동차 재활용 사업을 예로 들면 자동차 한 대는 약 45분 만에 해체되는데 자동차는 구리, 철 등으로 분리되어 99% 이상 재활용된다. 특히 해체된 자동차를 이용해 인근 제철소에서 제련된 철은 품질이 좋아서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자동차 메이커에서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의 강판으로 다시 활용되고 있다.

종합 환경 콤비나트 외에도 기타큐슈에는 히비키 리사이클단지, 히비키나나 동부지구 등 재활용단지가 있어 지금까지 실시해온 기타큐슈의 정책을 한층 더 발전시키고 환경산업을 집적화해 나가고 있다.

당장 학습이 가능한 콘텐츠로 가득 찬 환경 뮤지엄

에코타운 다음으로 우리 의원들이 찾은 곳은 환경 뮤지엄이었다. 환경 뮤지엄은 세계 환경수도를 지향하는 기타큐슈가 정비한 '환경 학습․교류 종합 거점 시설'이다.

환경 뮤지엄에 들어서면 프롤로그 구역부터 이후 5개 구역까지 6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 첫 구역인 프롤로그 구역은 산업도시로서의 기타큐슈 뿐 아니라 40%를 차지하는 삼림, 3면을 아우르고 있는 바다 등 자연이 아름다운 기타큐슈를 표현하고 있다.

제1구역은 일본 근대화 과정에서의 기타큐슈의 산업도시로의 변모를 담은 변천과정을 보여주고, 제2구역은 기타큐슈 공해 극복의 역사를 시민으로부터 문제제기가 시작돼 기업과 대학, 행정이 대응하며 노력해 온 과정을 보여주고 공해극복의 노하우를 국제협력을 통해 세계에 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제3구역은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과 식생활 개선, 화석연료 문제, 물 문제 등을 통한 지구 환경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제4구역은 자원순환의 개년을 통한 환경기술과 에코라이프를 학습하도록 꾸며져 있다. 제5구역은 환경미래도시로서의 기타큐슈의 대응을 '스마트 커뮤니티 창조사업'과 '아시아 저탄소화 센터' '시민․단체․기업․학교의 환경활동'을 사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김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에코타운과 환경뮤지엄을 방문해 받은 첫 인상은 외관은 평범한(아니 어쩌면 볼품없다고 해도 좋을) 곳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지니고 있는 콘텐츠는 정말로 잘 짜여 있다는 점이었다. 이점은 우리나라 어느 곳으로 가던지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 외양과는 달리 정작 안에 들어가 보면 볼만한 것이 없는 각종 기념관들과 비교해 볼 때 더 다가왔다. 우리도 당장 신도시 내 에코센터에 어떤 내용으로 콘텐츠를 채워 넣을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나아가 거물대리 문제로 시작된 김포의 최근 환경문제에 대한 대답이 지금처럼 아우성치는 피해주민들의 목소리와 어쩔줄 모르고 답답해 하는 행정, 나 몰라라 하는 기업들로서 과연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지 곰곰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라도 시민과 기업, 대학, 행정, 시민단체 모두가 김포환경에 대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이직 늦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가슴을 아프게 눌러왔다.

(2편은 오사카시의 마이시마 소각장 시설에 대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