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올해 김포시 공직사회의 화두는 혁신이다.
올해의 시정목표부터 '변화와 혁신을 통한 선진행정 구현'이라고 방향타를 잡았다. 시는 이를 위해 새해 벽두부터 포럼을 개최하고 주요기관 CEO 조찬 모임 등을 주선하며 혁신을 향한 잰 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김동식 시장은 지역발전의 성장동력이 공직 구성원에서 비롯된다며 대내외적으로 혁신을 강조해 왔다. 수차례의 연찬과 선진지 연수 등을 통해 직원의 자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해외 벤치마킹은 타 자치단체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횟수가 적지 않다.

그러나 시의 이런 목표가 의지대로 어느정도 성과를 이룰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조직의 혁신은 업무의 생산성 향상 이전에 구성원의 자기 성찰이 요구된다. 혁신의 지향점을 정하기 전에 무엇 때문에 혁신을 해야 하는지 과연 알고 있는가.

최근 부패방지위원회가 전국 지자체의 대민 업무 청렴도를 조사한 결과 김포시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17위에 머물렀다. 평균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상대평가라는 것이 그 규준을 어디다 두느냐에 따라 다르고 청렴이라는 추상치의 정상 분포가 어떤지 체감하기 어려우므로 야단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특히 지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서베이는 '줄세워 길들이기' 식으로 결과가 오도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해 '몇위', '몇등'에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김포시도 수치에 크게 일희일비하지 않겠지만 사실 시민들도 대충 그러려니 한다. 시민들의 행정에 대한 신뢰는 거대 구호보다 작은 것, 정말로 작은 것에서 비롯된다. 

"시청의 실내가 너무 더워 머리가 아플 정도다. 어떻게 견디는지 공무원들이 대단하다"는 한 시민의 비아냥은 시가 무엇을 위해 혁신을 부르짖고 있는지 잊고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너무 거창한 과업에 매몰되다 보니 그러한가. 풍찬노숙하는 서민들이 부지기수인데, 아니 민초들이 함포고복 격양가를 부르더라도 이래서는 안된다.

일전에 한 공무원이 '여자이기 때문에'라는 노래를 '공무원이기 때문에'로 개사해 부르는 것을 보고 애틋함을 느낀 적이 있다. 그 애틋함이 오늘은 참으로 민망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