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할 때는 막상 쑥스러워 망설이던 아이들이 게임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참여하지 못한 종목들을 재연하고 있었다.

쌀자루를 뒤집어 쓰고 기어이 장애물을 다시 통과하는 아이, 혼자 장대를 들고 몸을 낮춰 림보를 통과하는 아이들은 밥 먹으러 가기를 거부한 채 풍선을 들고와 원장님과 안고 터뜨리고 나서야 '게임 종료'를 선언했다.

시원한 김치국에 고슬한 저녁밥을 나눠 먹은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자 바이올린, 첼로, 키보드, 바순을 앞세운 '음악사랑회'와 김포성당 연주팀이 들어섰다.

다소 긴장된 연주자들과는 대조적으로 언니, 오빠의 품에 안겨 반쯤 누운 자세로 손장단을 맞추는 아이들은 더없이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편안한 아이들의 표정을 카메라에 담으며, 아이들 키에 맞춰 선곡한 옛 동요들을 따라 불렀다. 즐겁고 행복했다.

따끈따끈한 청소년수련원 3층 소강당은 20여 장애아들과 하루 형제·자매를 자처한 제일고등학교 '사랑나눔' 봉사동아리가 함께하기 맞춤했다.

"우리 아이들은 주어진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고, 동아리 학생들은 가진 것을 나누는 즐거움을 체험한다". 조선희 원장이 굳이 캠프의 의미를 설명하지 않아도 뜻이 맞아 만난 사람들의 즐거움은 배가된다.

'love song'을 들으면서 무릎 장단을 맞추며 음악에 취해있던 지연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한 사람씩 안고 "고마워요" 마음을 표현해도 될텐데, 왜 망설여지는지…

그래도 "힘들지요? 할만해요? 해보니 어때요?" 어설픈 질문을 하지 않아도 겉돌지 않은 시간이었다.

북두칠성이 가까이 내려 앉은 겨울 밤하늘을 올려다 보며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얘기들이 참 많지'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