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회관 상담실이 주관하는 시내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 '발표력 교실' 특별 수업은 상담실이 운영하는 소정의 상담원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을 획득한 자원자들의 활동으로 진행된다.
오늘 18일은 강보자(감정동·41세) 상담원을 비롯한 3명이 풍무동 유현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아름다운 나' 발표력 교실 세 번째 시간이다.

이날 교재는 ▲내가 좋아하는 것(10가지 이상)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5가지 이상) ▲내가 갖고 싶은 것(5가지 이상) ▲내가 하고 싶은 것(5가지 이상)을 쓸 수 있는 A4 용지.

"처음엔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굉장히 어려워 했어요. 그걸 스스로 오늘처럼 발표하기 까지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좋아요." 밝은 표정으로 스스럼 없이 질문하고 발표하는 아이들을 보며, 어쩌다 방송에 비치는 자유분방하고 여유로운 유럽 아이들의 표정을 보며 느끼던 부러움이 머잖아 우리 현실이 될 것 같단다.

"수업 분위기 참 좋았다"는 기자의 호평에 강 상담원은 "아이들이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걸 느끼면서 수업의 가치에 확신이 서고 정이 들어서 보고 싶어진다"며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배워가는 것이 더 많다"고 했다.

'좋아하는 것'으로는 '컴퓨터 게임'을 비롯해, 자전거 타기, 잠자기, 친구랑 놀기 등, 학교 공부 외 할 일 많아 바쁜 요즘 아이들의 바람과 일상이 읽혔다.

특히 '여자치구와 놀기' 외에 '바람피기'라고 발표한 호랭이는 볼우물 깊숙한 미소에 장난끼 들었지만 친구들의 한바탕 웃음을 유도하고 "솔직한 표현"이라는 선생님 칭찬까지 받았다. 호랭이의 남다른 자존심 표현은 교사와의 특별한 '라포(신뢰감) 형성'이 있었다는 귀띔. 

'잘 할 수 있는 것'으로는 누군가로 부터 인정을 받고 있는 각자의 기능이나 특기를 주로 적었지만 '엄마를 웃기는 쇼하기' '친구 칭찬하기'라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표현되기도 했다.

'갖고 싶은 것'으로는 MP3나, 헨드폰, 디지털카메라 보다 '애완견'을 꼽은 친구들이 더 많았고, 연필한타스, 돈과 진주목걸이처럼 의외의 품목도 있었다.

하고 싶은 일로는 주로 성인이 된 후 해보고 싶은 일들을 직업으로 표현했지만, '친구와 하룻밤 같이 보내기', '한 달 동안 아무 간섭 받지 않기' '해변에서 말타기' 등 '현재의 간절한 바람'도 표현됐다.

스스로 경비와 시간을 내고도 "배우는 게 더 많다"는 저들의 즐거운 '역할 나누기'가 가슴 뿌듯한 선물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