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솔직히 말합시다. 시장이 만나고 싶어하고 필요로 하는 단체나 사람들을 만나는 건 뭐랄 수 없어요. 그런데 시장 만나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다 줍니까? 기정 예산에 운영비라고 900만원 지원했는데 6개월만에 2,100만원을 인건비로 더 주는 사유가 뭡니까? 시민단체가 자기들 좋아서 봉사하는 일에 인건비 대주고 사무실 임대료와 운영비까지 줍니까? 저도 상담소 하나 차릴테니 예산 지원해 주세요."

18일 오전, 복지환경국 산하 복지과 추경 예산안 제안 설명을 들은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이용준)는 '김포여성의전화'가 운영하는 '가정폭력상담소' 지원 예산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2001년 설립된 여성의전화는 2003년 8백여건에 달하는 상담 실적을 시에 보고하고, 법적 지원 규모의 상담소를 운영하며 2004년 본예산에 두 사람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및 임대료로 3천여만원 예산 지원을 신청한 것으로 보고됐다.

"시 재정 여건상 우선 9백만원만 지원했기 때문에 추경에 마져 반영했다. 구청을 두고 있는 자치단체는 '가정폭력상담소' '성폭력상담소' 두 곳에 국도비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는 담당자의 답변에 이영우 의원은 "그 법적 근거로 민우회가 운영하는 성폭력상담소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고, 우리시는 구청이 있는 자치단체가 아니다. '여성의전화'의 활동 실적을 인정해서 9백만원의 사무실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을 인정한다 해도 2,100만원을 추가 지원해줄 법적 근거는 어디에 있느냐"며 추궁했다.

이어 황금상 의원도 "지원 반년만에 본예산의 3배를 추가 지원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황의원은 "사무실은 세금 수준의 실비로 임대받는 걸로 안다. 여성민우회는 국도비 지원을 끌어왔는데, 여성의 전화는 국도비를 못받은 것 아니냐? 전액 시비 지원인데 법 몇조 지원 근거를 대는 것은 맞지 않다"고 공박했다.

이용준 위원장은 "여성단체들의 상담소 운영은 어려운 여성들을 위한 자원봉사로 알았다. 봉급을 달라는 것도 아닐텐데 6개월 인건비로 2,100만원이나 대주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임종근 의원도 "매맞는 남성을 위한 상담소를 만들면 지원하겠느냐"며 따졌다.

정회 후 의원들은 "의회나 행정기관의 불합리한 관행이나 비효율적인 예산편성을 지적하고 세금이 바로 쓰일 수 있도록 감시해야 하는 시민단체가 자신들의 입지 구축을 위해 편법 예산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상식에 어긋나는 예산"의 삭감 의사를 분명히 해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