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역할의 관건은 주민 설득

Q 기초의회를 지방자치제의 꽃이라고 하죠. 지방자치가 잘 발달된 외국에서는 시민들이 나랏 일을 맡아보는 국회의원이나 장관보다도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기초의회 의원들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에게는 지방의원의 위상에 대해 깊이 생각할 여유는 없는 것 같은데요.
A 기초, 광역, 국회의원이 있는데, 국회의원은 중앙무대서 역할이 집중이 되고, 광역의원은 위에 올라가서 숫자 놀음만 하는 그런 경향이 있고, 사실 기초의원이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가장 가까이에서 긁어줘야 하죠. 아직도 주민들이 그러한 기초의원의 역할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Q 섭섭한 점은.
A 없지는 않은데... 작년에 지방자치법이 개정됐죠. 무보수명예직 조항이 삭제가 됐어요. 우선 정부에서 대우를 해줘야 해요. 정부가 인정을 하고 제도적으로 지원을 해야 주민들도 인정을 하는 것 아니겠어요.

Q 의정활동비도 오르고 전문직으로서의 정체성이 차차 정립돼 갈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막연히 심부름꾼이라는 천편일률적인 '머슴론'에서 역할이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요?
A 무보수라는 조건에서는 의정활동을 잘 하기가 역부족이죠. 우선 경제적 부담때문에, 우리 정서에서요, 주민들을 만나는 자리를 회피할 수도 있고, 매달 2백만원 이상 받는다고 하면, 적당히 할 수 없겠죠. 돈 받는데 왜 제대로 안하느냐 그러면 변명할게 없잖아요.
책임과 의무가 더 강화되고 부담감이 생기고, 그렇다면 더 냉철하게 일을 하지 않을까.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면 무보수든 전문직이든 기본적으로 같은 거겠죠.

Q 주민들과 가장 까까운 선출직이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하겠지만, 소수민원이나 사익(私益)과 관계된 일에 얽매일 수도 있다고 보는데.
A 소수민원이라고 해도 처신하기가 참 어려워요. 비록 소수라지만 의원이면 강하게 어필해줘야 하는데... 풍무동 초등학교 문제, 금정초등학교가 비근한 사례죠.
금정초는 사실 풍무동 월드아파트의 민원이죠. 몫은 월드의 몫인데, 풍무동의 몫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삼성아파트였고... 중간에서 아우르기가 쉽지 않았어요. 결국 삼성아파트 분들에게 제가 욕을 좀 먹었어요. 이럴 때는 욕을 먹을 수 밖에 없어요. 기초의원의 숙명같은 건데...
양쪽을 다 만족시키기는 안되는거고, 순리대로 풀어야죠. 기초의원은 흑백을 가릴 수 있는 상황이 온다 해도 흑백논리를 얘기할 수는 없는 거에요. 어쨌든 욕은 먹게 돼 있어요. 최소화시켜야죠. 2선 정도 하면 배짱도 생겨요, 강하게 설득하는 그런 뱃심이 나와요. 피해를 보는 쪽에 명분을 줘야 하는데, 중학교 부지를 내가 하겠다고 해서 풀었습니다.

의원 당적 보유는 자연인의 영역

Q 그런데 특위장에서 매섭게 질타하다가도 의결할 때 보면 어처구니 없이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단 말이에요.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한다고 매번 불만을 털어놓지만 스스로 자처했다는 생각은 안드시는지.
A 어제 오늘 나오는 얘기는 아니지만, 전체 9명 의원이 다 같은 생각을 할 수는 없어요. 개성이 강하고, 각자 판단이 있고, 보는 각도가 다를 수 있잖아요.
제가 어떤 게 도저히 안되겠다 싶을 때 의원들에게 설득을 합니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입장은 아닐 수도 있잖아요. 표결로 가는 거기 때문에 방법이 없어요. 그걸 재론한다는 것도 우스운 거에요. 어떤 의원은 2대 때 내 의견이 관철이 안돼 본회의에 가서 관철시키려고도 했었어요. 그러나 전체의 조화 측면에서 보면 잘된 모습은 아니지 않나, 내 의견이 받아들여 지지 않아도 다수에 따라가야 할 필요는 있어요.

Q 팽팽한 사안의 경우, '4:5 표결'이라는 항간의 이야기가 전대에 있었어요. 좀 험하게 '패거리 의결'이라는 표현도 있었는데, 이와 같은 맥락에서 당적에 의해 사안과 관계없이 표결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A 저는 그렇게 안봐요. 당적으로 결정을 한 적은 없어요, 그런 선례가 없고, 뭉쳐서 표결한다거나... 있을 수는 있겠지만 김포시의회는 그래 본 바 없습니다.

Q 이번 17대 총선 때 의장이 모당의 선대위원장으로 참여했고, 그에 앞서 일단의 의원들이 소속 당의 경선과정에 불만을 품고 성명서를 발표했잖아요.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예속돼 있듯이, 기초의원의 자주성이 훼손됐다고 할까, 이게 과연 풀뿌리 지방자치의 상징인 지방의회 의원의 올바른 처신이냐 하는 논란이 일었었는데요.
A 자치단체장은 광역단체, 기초단체가 당적이 같아 공조하는 일이 있어요. 그러나 중앙이나 광역의원과 기초의원들이 그럴 이유는 없어요. 개인적인 사견으로 행동을 할 수 있겠지만...
Q 당적보유나 정치적 의사 표현은 기초의회 의원으로 기능하는데 문제될 것이 없다?
A 네.
Q 지방의원의 위상은 "주민들을 위하여"가 보다는 "주민들을 대신해"가 좀 더 적확하죠. 이러한 '대리인' 개념은 주민들의 의사에 구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기초의원의 정당참여는 그동안 여러 번 문제로 지적된 바 있는데요.
A 지난 시의원의 성명서 발표는 특정 정당 내 계파의 문제겠죠. 그거는 시민들의 생활과 무관하니까... 글쎄 문제될 거는 없겠다 싶은데...
Q 의원의 신분과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 자연인의 영역이다?
A 그렇게 봐야죠...

Q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가 지난 4월에 '공직자 주민소환에 관한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서 화제가 됐었죠. 물론 상위법에서 선출직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실효는 없지만,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의원까지 대상에 포함한 주민소환제, 주민소송제 도입에 찬성하시는지.
A 필요하다고 봐요. 주민소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면 안된다는 것을 명문화하는 건데, 단체장도 그렇지만 의원들에게도 압박을 주는 거죠. 잘못하면 탄핵을 받아야죠. 의미가 있어요.
Q 김포시의회가 선도적으로 입법해 볼 생각은 없는지요.
A 상위법에 의해 시달이되면 의원 발의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집행부에서 요구를 할 겁니다.

풍무동 난개발은 또다른 개발로 치유

Q 풍무동 예를 들면, 신도시가 된다고 가정했을 때 전철을 끌어오자, 이게 최대 관심사죠. 주민들이 이와 관련해 데몬스트레이션이라도 한다면 같이 하실 생각이신지.
A 해야죠. 풍무동은 인구가 가장 밀집된 지역이에요. 인구가 많은 만큼 반드시 풍무동을 경유해야죠. 단지 들어오는 노선이 어렵고 예산이 좀 더 들어가더라도, 대중교통 개선의 기본이 수요자를 분석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Q 풍무동은 대표적으로 지역내에서 난개발의 오명을 쓰고 있는 지역입니다. 난개발을 규정하는 여러 스펙트럼이 있는데 풍무동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98년도 99년, 2000년도 시점에서 풍무동이 난개발이 됐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난개발은 사실 건교부가 부추긴겁니다. 94년도에 국민주택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준농림지에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게 풀어버린 거에요.
김포시는 어쩔 수 없이 허가를 안해줄 수 없었어요. 단지 앞서서 도시계획을 해서 정형화된 도시기반시설을 갖추게끔 했어야 하는데 그건 늦었지요. 아파트 먼저 짓고 길 뚫고 관로 묻고 해야하니까 안맞는 거지 이게, A회사, B회사 우후죽순으로 하다 보니까 핀트가 맞을 수가 없지요.
Q 불가항력이다.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시는 무죄다?
A 네. 이걸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아니에요. 방법이 안나와요. 만약 인허가를 안해주면 행정심판 걸면 백이면 백, 지게 돼 있어, 다 물어줘야 해요. 또 김포시는 어차피 인구가 유입되는 상황이라 막을 수가 없었죠.

Q 치유를 한다면 어떻게.
A 2001년부터 시작된 도시계획 재정비를 통해 재정비 중이죠. 이번에 공원 지역을 많이 지정을 했는데 불합리한 점도 적지 않습니다. 풍무동은 70년도에 도시계획을 했어요. 그런데 도시계획으로 들어간 자연녹지는 개발을 못했어요. 오히려 준농림지는 개발이 됐고요, 30년 동안 묶었던 것을 풀어야 하는데, 여전히 녹지로 묶은 부분이 많아요. 시장이 강약을 조절해야 하는데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주거지역으로 푼다고 하면 사람들이 더 들어가서 혼란스럽지 않을까요?
A 아니에요. 지금은 일정 규모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지구단위계획으로 가게 돼 있어요. 절대 난개발이 안된다고.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조정을 해놓고 시청이 가든, 업자가 가든, 개인이 가든 개발을 해야 해요.
Q 난개발은 또다른 개발로 치유해야 한다?
A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게 도로시설이죠. 풍무동은 307호 지방도를 확장을 못하잖아요. 그래서 우회로를 많이 뚫어야 해요. 신안, 프라임 쪽에 계양 둑방길을 확대해서... 2007년도에 완성되죠, 또 풍무시장앞을 지구단위로 해서 도로를 48번 가운데다가 연결을 하고, 외곽도로를 뽑고, 그래서 우선 교통을 분산을 시키는 것 외에는 풍무동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없어요.

Q 예전에 동지역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의 이격 거리를 30m에서 20m로 축소하는 안을 입안해 그때 시민단체들로부터 많은 공격받았었죠? 지금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상업지역 거리 제한은 문제가 안된다는 생각이신지.
A 어느 나라, 어느 도시든지, 도시계획에서 기본적인 상업지역은 구성돼야 돼요. 일산의 예를 들어서 안됐지만, 거기는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을 맞붙여 놔서, 모텔이라든가 그런 것 때문에 문제가 된거고, 우리 김포시는 전혀 문제될 게 없어요.
20m, 30m 수치가 중요한 건 아니에요. 각 동면의 상업지역을 갖다놓고 다 측정을 해봤어요. 우리는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기 때문에 그 폭 자체가 얼마 안돼요. 모텔을 짓는다고 하면 차단막을 하면 되죠. 또 교육청 학교정화구역에서 제재 등이 겹쳐서 모텔 허가가 날 수가 없어요, 200m 내에는 다 걸려요. 그 때는 우리 시하고 비슷한 곳을 살펴서 한 거고... 만드는 걸 막는게 아니라 정비를 해 나가야지.
신도시를 한다면 거기는 제한을 해야 돼요. 준주거를 붙여서 상업지역을 만들면 돼요. 도시계획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시의회 발전을 위해서는 상임위 구성 요건 충족돼야

Q 기초의회 의원직을 정치적인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것에 대해.
A 그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되지, 억지로 꿰맞추려 한다면 부작용이 날 수 있어요. 의장 출신이 기초의원을 다시 한다고 해서 된다는 보장도 없고, 그런 선례가 있잖아요. 중요한 건 주민들이 평가를 해주는 거거든요. 목적이 돼서는 안되겠지만, 자연스럽게 되는 것은 주민들의 선택이겠죠.

Q 김포시의회의 발전을 위해 꼭 한가지 선결돼야 할 점이 있다면요.
A 상임위가 구성돼야 해요. 상임위가 되면 국(局)이 만들어지죠. 지금은 전의원이 다 특위에 들어가니까 힘들죠. 13명이 돼야 상임위가 구성되는데... 그러려면 적어도 13개 읍면동이 돼야죠. 2006년도에 잘하면 상임위가 구성될 요건이 돼요. 지금 사우동이 늘어서 10개동, 통진하고 양촌하고 (주공이) 신도시 전에 입주하니까 늘어날테고, 1동이 현재 4만7천명, 사우지구에 북변동 주소가 있어요. 그걸 떼주면 5만이 넘죠. 떼주고 사우지구만 풍년동으로 별도로 독립하면 돼요. 그러면 지금 사우지구 북변동 주민들이 동사무소도 멀고 하는 불편도 해소되고요.

Q 김포시의회의 집행부 감시, 감독 기능은 몇 점을 줄 수 있을까요?
A 한 85점은 줄 수 있다고 봐요. 다른 의회보다는... 우선 김포시의회가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다, 다소 이견이 생긴다해도 감정 대립은 없어요. 그래서 획일적으로 가는 경우가 없죠.
Q 각 특위에 전원 투입되니까 힘들어서 그런지 사안을 대충 넘어가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A 지칠 때도 있어요. 아침 10시에 들어가서, 어제 같은 경우는 7시가 넘어 끝났는데 앉아있으면 스트레스 받죠.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힘드니까 못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자리 이탈을 한다고 지적들을 하는데, 그건 사실 의원이 나가서 딴짓하지 않으면 얘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거든, 특위장에서 말 할 거 하고 민원이 오면 내려와서 상담하고, 또 올라오고...

Q 전문성은 몇 점을 줄 수 있을까요?
A 전문성도 내가 볼 때는 90점은... 우리 의원들 참 열심히해요.
Q 집행부를 지적하려면 최소한 잘못된 점은 알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맥을 잘 짚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A 복잡한 절차나 관련 법을 다 알기는 힘들어요. 어떤 사안이 걸렸을 때 빨리 집중적으로 알아야 하는 테크닉이라고 할까. 그런게 필요하죠. 또 입법할 때 우리지역에 맞는 자치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상위법을 자구수정 하나 안하고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집행부의 문제들... 그런 걸 빨리 짚어내는게 전문성이라고 할 수 있어요.
 
Q 의회의 입장에서 민선3기 시정을 전대와 비교해 평가한다면.
A 지금은... 우리 의회하고 상반되는 부분이 더러 있어요. 제안을 하면 받아들여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그거는 시장이 시행을 안하는 거에요. 상당히 안타깝지만 우리가 제재 권한이 있나 수사권이 있나, 어떨 땐 속상해요. 시장이 일방통행한다고 보면은 예산을 일부러라도 자르고 싶은 생각도 납니다.
집행부와 의회는 수레바퀴인데, 어느 쪽도 일그러지면 안되거든, 헌데 근래에 와서 더욱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의문스러워요.
시장이 몰라서 그런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우리 김동식 시장이 유정복 시장 보다 경험은 없겠지만, 그건 아니거든요. 행정은 의지만 가지고 안되고 아집을 부리면 더 안돼요. 그런데 김시장은 그런게 있어요.
그런건 시민들이 평가를 할 거에요. 우리 주민들이 돌아가는 상황을 다 알아요. 이번에 굴절버스 관계는, 시장이 설사 자기 나름대로 공약사업이라고 하지만은, 그게 절대적인 것은 아니거든. 공약이었지만, 보니까 돈도 많이 들고 그게 아니더라, 그래서 변형해갖고 한다고 하면, 그거 시민들이 왜 안하느냐고 할게 아니죠, 이해 못할 시민들이 없어요, 그런데 고집으로만 하려고 해요, 분명히 잘못된 부분이 있는데. 밀어부치기식으로 한다고 의회가 밀리느냐 절대 안 그래요. 의회는 안 밀린다고 제가 발언을 했어요. 

Q 수고하셨습니다.
A 네, 전 또 모임이 있어서... 회기 중에는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요. 그런데 사실 시의원은 늘 바빠야하는 직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