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안에서의 그늘

모부자 가정은 법적 지원 근거도 미비하지만 일반인들의 시선이 장애인, 소녀소녀 가장, 독거노인과 각종 비인가시설 지원에 우선 순위가 머물기 때문에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는 각종 지원에서도 제외되기 십상이다.

올해 김포시 여성정책 관련 총 예산 규모는 여성회관 운영 예산 7억8천여만원(인건비 제외)을 포함해 10억3천여만으로 경기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여성회관 등 여성을 위한 별도 시설이 없는 12개 자치단체 전체 예산 평균치의 1% 정도 규모.

여기에 올해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여성부로 이관된 보육예산 61억여원을 합하면 여성복지 정책관련 총 예산은 71억원으로 전체 사회복지 예산 240억원의 34%를 차지한다.

1995년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에 근거한 2004년도 순수 여성정책 사업 관련 예산은 2억5천여만원. 긴축 기조로 편성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에 견줘 "줄지 않았다"는 것이 담당자의 말이다.

여성정책 관련 예산은 앞서 다룬 노인, 아동, 장애인복지 예산과 중복되는 경우가 많고 농업기술센터와 지역경제과 등에도 지원 예산이 산재해 명확히 분류하고 집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기초자치단체는 제도적으로 보육예산과 여성회관 운영예산처럼 '여성을 위한 예산'을 '순수 여성정책 예산'에 포함시킬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준거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올해 김포시 공법인 어린이집 운영예산 총액은 61억원이다.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는 보육관련 예산을 여성정책 전담부서가 관장하지만 기초자치단체는 '유아복지' 분야로 별도 관리하고 있다.

육아에 발목 잡혀 사회 활동을 제한받아 온 기혼 여성 인력의 지원 측면을 강조한다면 공보육 개념의 육아 정책이 여성정책 지원 성격이겠으나, 여성계가 주창하는 '사회 공공의 책무'와는 거리가 있다.

"여성의 눈으로 더욱 안전한 보육"을 공표한 여성부의 방침이 기초단체의 여성지원 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모자 가정의 생활고 우선 배려 필요

2005년도 예산서에 따르면 김포여성민우회와 김포여성의전화 단체가 운영하는 성폭력상담소 및 가정폭력상담소 운영 지원비가 여성복지계에 책정된 정책 예산의 절반을 차지한다.

성폭력상담소에는 국도시비가 포함된 5,500여만원, 가정폭력상담소에는 순수 시비 3,000만원이 전격 배정됐다.

이 지원금은 상담소 운영비와 인건비 등 경상비로 쓰여지고 이 외에도 상담소 관련 성폭력 피해자 의료지원비(250여만원), 여성주간행사비(750만원), 딸들의 캠프비(750만원), 여성학습동아리 교육지원비(240만원)등 각종 위탁 사업 지원비를 합하면 1억원을 상회해 여성정책 사업이 '성폭력 방지'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시는 여성회관내에 직영 상담실를 별도 운영한다.

여성복지 정책 사업의 한 축은 모(부)자가정 지원이다. 시내의 모부자 가구수는 250세대(683명), 기초생활수급 대상은 147세대(364명)다. 이중 자녀 양육을 책임지는 여성 세대주(126 가구)가 압도적으로 많다.

시는 2005년 개정된 '모부자법'에 따라 저소득모부자 가정에 국도비를 포함해 가구당 월 평균 25만원 정도 지급되는 생계비와 취업기술교육비 지원 예산으로 1억1,300여만원을 책정했다.

이 외에 아동보육료(월 2만원)와 고등학생 이상 자녀학비(분기별 관내 17만1천원, 관외 25만원 )와 중고교 입학시 교복 구입비 전액을 별도 지원한다.

사회 변화에 따른 이혼의 급증에 (2003년 김포시의 혼인 건수는 1,157건, 이혼은 595건으로 혼인대비 이혼율이 50%를 넘는다) 따른 모부자 가구의 증가는 특히 보육과 경제활동, 가사 부담을 한꺼번에 떠안은 모자 세대들의 극심한 경제난과 맞닿아 있다. 어린 자녀들의 양육을 맡은 여성들은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사회의 차가운 편견과도 맞서야 하는 삼중고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수급 대상자인 모자 가구의 대부분은 주거가 불안정하고, 강도높은 단순 노동 현장에서 낮은 임금으로는 집세와 생활비, 자녀 양육비 등 생계를 유지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실은 일선의 사회복지 업무 담당자들로 하여금 '자구책'을 마련하게도 한다. 사우동 사무소의 경우 사회복지사를 중심으로 1년 동안 모자 가정 새대주인 여성들이 모여 애환을 달래는 사랑방 모임이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공무원의 측면 지원은 한계가 있는데다 "불우이웃을 돕겠다"는 독지가 대부분은 '소년소녀 가장'을 지목한다.

시 여성복지 담당자도 "그동안 여성단체들이 봉사 활동으로 지원해 온 1만여 포기 김장도 모자 가정은 엄마가 있다는 이유로 배제돼 왔다"면서 "오는 17일, 40여 모부자 세대원과 여성단체 회원들과의 만남 자리를 주선해 잠시 나마 일상의 고단함을 위로하고 여성단체협의회의 협찬으로 세대별 15만원 상당의 상품권 지급 계획도 세웠다"고 말했다.

○사회복지, '성 인지적 관점'으로 담보해야

여성 경제활동인구 현황, 계층별 여성인구 현황, 가구 구성형태별 현황 등이 자료로 확보돼야 '성 인지적 여성정책' 수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성 인지력이란 각종 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여성과 남성의 지위 및 관계가 성별 역할과 경험을 동등하게 고려하기 위해 생물학적 성(Sex)이 사회적 성(Gender)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이해하고 차별을 배제할 수 있게 하는 안목이다.

예를 들어 농사를 짓는 부부의 경우, 과거에는 남편의 경제력만 인정했지만 밭농사가 많은 농가의 경우는 아내의 노동력도 남성과 거의 동등할 뿐더러 남편의 노동을 돕는 아내의 가사 노동에 대한 평가도 적정하게 평가해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인식을 말함이다.

또 노령화 사회에 접어든 김포시도 여성 노인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7세 정도 높기 때문에 별도의 복지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 확보와 통계는 필수다.

이같은 기초 조사를 기반으로 할 때 진정한 여성 복지정책 수립이 가능하고, 법적 권리와 의무를 내올 수 있다.

"양성 평등의식의 확산은 여성정책을 입안하고 추동하는 위치에 있는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성 인지력 고양으로 앞당길 수 있다"는 담당자의 지적은 고무적이다. 여성복지계는 이를 위해 공무원의 '성 인지력 향상 교육' 기회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사회복지를 '성 인지적 관점'으로 담보하려는 지방정부의 노력은 이제 혁신의 중추이며 시대의 명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