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아이들은 공부하기 싫은 때가 있는가 봅니다. 하기야 공부가 재미있어서 하는 아이가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대부분의 아이들이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서 마지못해 공부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엄마의 입장에서 본다면 여간 속상하는 일이 아닙니다.

아이가 공부를 싫어하는 몇 가지 원인을 살펴본다면 아이의 입장에 서서 아이를 지도하는데 다소의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이는 공부보다는 오락이나 TV 보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여기에 빠지다보면 학교 숙제는 물론이고 학원 숙제도 빼먹거나 건성으로 하게 됩니다.

숙제란 인간의 기억력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아무리 아이가 수업 시간에 집중하여 그 시간에 배운 것을 모두 이해하였다 하더라도 24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잊게 되어 있습니다.

숙제는 배운 것을 기억의 상자 속에 깊게 넣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기능을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학교나 학원에서 숙제를 아이에게 내주는 것입니다.

아무리 공부 잘하는 아이라 하더라도 머리가 좋아서 별도의 시간 투자 없이 다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반드시 별도로 자신이 요약 정리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며 꼭 거쳐야 하는 과정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은 그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그 중요성을 스스로 느낄 때까지 어른들이 지속적으로 그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끌어 주어야 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스스로 할 때까지 숙제를 하라고 얘기하고, 또 제대로 했는지 숙제 검사를 해야 합니다.

숙제를 안한 아이는 숙제 검사조차도 마음의 부담으로 남습니다. 누구를 위해서 숙제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인식조차도 없습니다.

좋아하는 게임이나 TV 볼 시간을 뺏는 귀찮은 존재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귀찮다 보니 하루 일과 중 가장 나중 순위로 밀립니다. 이거 하고나서 해야지 저것 하고나서 해야지 하다보면 어느새 밤 늦은 시간이 됩니다.

이젠 하고 싶어도 졸려서 못하고 내일 일찍 일어나서 해야지 하고 내일로 미루게 됩니다. 오늘 마쳐야 할 숙제를 내일로 미루었으니 숙제 효과는 효과대로 없어집니다.

마음 먹은대로 다음날 숙제를 하게 될까요? 십중팔구 숙제가 기억의 창고 역할은 커녕 나에게 마음의 짐과 육체적 고통을 안겨주는 원수로 둔갑하게 됩니다. 숙제를 안했으니 가서 야단 맞을걸 생각하면 가기가 싫어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하면 자발적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숙제를 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여기에 중요한 것이 아이들이 성취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힘들지만 하고난 뒤의 뿌듯함이라고나 할까요. 이건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이라고도 볼 수 있고, 숙제를 마쳤을 때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에 대한 기대감 일수도 있습니다.

어린 아이일수록 그 보상에 더욱 관심이 큽니다. 그 보상이란 물질적인 것 일수도 있고 정신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좋다라는 판단보다는 아이들이 더 관심 있는 쪽으로 판단해서 보상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정신적인 것에 더 관심을 둡니다.

“이렇게 많은 것을 정말 너 혼자 힘으로 했니?”
“너 계속 이렇게 하면 영어박사 되겠다.”
“선생님은 깜짝 놀랬단다. 이렇게 잘 해올 줄 몰랐거든.”

여러 가지 칭찬이나 격려의 말로서 아이들의 가슴 속 깊이 숨어있는 작은 불씨가 훨훨 타오르도록 이끌어 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힘들게 한 결과에 대해서 어른이 시큰둥하게 반응한다거나 그 가치를 과소 평가하게 되면 아이는 실망하게 됩니다.

실망하게 되면 다시는 그렇게 힘들게 하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소 과장되더라도 아이의 용기를 북돋워주고 자신감을 심어준다는 것은 아이의 성장과정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아이의 인생이 바뀌게 되었다는 얘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