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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와 카셋테입, 대중가요책 같은 것들을 팔았던 '음악사' 기억하시나요?
CD가 보편화되고 대형 음반마켓이 시장을 주도하기 전까지
길거리 음악사에서 흘러나오는 곡들은 거리의 운치를 더해 주었죠.
추위에 종종 걸음치다가도 귀에 익은 멜로디가 들려오면 한참을 서서 흥얼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겨울 때 유난히 그런 곡들이 많이 떠오릅니다.
겨울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세곡을 소개합니다.
○Walking In The Air - 스노우맨(The Snowman) OST
1982년 영국 런던의 TVC에서 제작한 26분짜리 단편 애니메니션. 아름다운 겨울 동화의 세계로 이끄는 크리스마스 시즌 단골 레파토리다.
한국공연윤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 관람용 우수 비디오로 추천되었고 YMCA 건전 비디오 문화를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건비연)을 통해 청소년을
위한 좋은 비디오로 선정되기도 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자극적인 만화에 길들여진 요즘 어린이들에겐 다소 지루할수도 있겠지만, 눈 내리는 밤, 온 가족이 함게 볼 수 있는 따뜻한 영화이다.
런던 심포니가 전편의 음악을 연주했다. 특히 스노우맨과
주인공 소년이 밤하늘을 가르며 날아갈 때 흐르는 'Walking in the Air'는 잃어버린 동심을 자극해 눈의 결정같은 맑은 눈물을 떨구게
한다.
'우린 하늘을 날고 있어요, 달빛 비치는 하늘을 떠다니고 있어요, 저 아래 사람들이 자는 동안
우리는 날고 있어요…'
보이 소프라노 피터 오티의 청아한 목소리에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열광해 수많은 리메이크를 양산해 내기도 했다. 대중음악 쪽으로는
누에이지의 대가 조지 윈스턴(George Winston)과 록그룹 레인보우(Rainbow), 나이트 위시(Night Wish) 등이 눈에
띈다.
파스텔톤의 섬세한 영상, 마음을 적시는 음악과 함께 영원한 크리스마스의 판타지로 기억될 작품.
○Feels So Good -Chuck
Mangione
머리가 깨질듯한 청량한 겨울 공기와 같은 곡. 또 한편으로는 장작불이 타오르는 난로의 온기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곡이다.
휴일 늦은 아침, 맑은 겨울 햇살이 드리운 거실에서 척 맨지오니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느긋한 여유로움에 젖어든다. 트럼펫과 트럼본의 중간
음역인 플루겔 혼은 금속성 느낌이 차갑거나 탁하지 않고 말랑말랑 부드럽다.
30년이 넘게 웨스트코스트 스타일의 도회적이고 깔끔한 재즈를 들려주고 있는 척 맨지오니는 2000년과 2001년 두번 내한했고 지난달
세번째 공연을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쳤다. 한국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Seoul Sister>란 곡을 작곡하기도 한
'친한파'.
chucky가 혼을 안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동명 타이틀 앨범은 77년에 발표됐고 1년 후 같은 곡에 Don Porter의 보컬이 삽입돼
리메이크 됐다.
"당신과 함께 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당신과 나는 감정의 교감을 갖는 듯
느껴지네요.
당신도 나를 사랑한다니 믿을 수가 없어요."
팝음악으로는 8분이 넘는 '대곡'에 속하는 구성이지만 스트링의 변화무쌍함과 타악기군 맛깔스런 리듬이 잘 어우러져 지루한 느낌은
없다.
○겨울 나그네(Winterreise) - Franz Peter
Schubert
실연의 아픔을 안고 희망을 상실한 채 회색빛 겨울 벌판을 방황하는 젊은 나그네의 애절한 사랑의 노래.
겨울나그네는 슈베르트가 죽기 1년 전인 1827년 작곡됐다. 그해 33세로 사망한 뮐러의 시에 의한 24곡으로 이뤄져 있다.
현실과 환상 속에서 광기의 상태가 되어버린 젊은이의 고뇌가 담긴 이 작품은 유절 형식보다 통작 형식이 더 많다. 절망의 시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피아노는 낭만파 가곡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중한 비장미를 발산하는 게르하르트 휘시(Gerhard Husch)나 강석우, 이미숙이 주연한 동명 영화 '겨울나그네' OST에 삽입돼
널리 알려진 한스 호터(Hans Hotter)의 열창도 좋지만 피아노와의 궁합이라는 면에서 휘셔 디스카우(Dietrich
Fischer-Dieskau)와 제랄드 무어(Gerald Moore)의 콤비의 음반을 초이스로 꼽고 싶다.
디스카우의 침잠해 가는 독백, 무어의 절제된 피아노 선율이 전해 오는 보리수(Der Lindenbaum)에서의 고독감은 압도적이다.
"성문 앞 우물가에 보리수 한 그루 서 있네.
그 보리수 그늘 아래서 나는 그리도 많은
단꿈을 꾸었지.
보리수 가지에
그토록 여러 번 사랑의 말을 새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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