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도서관 문화의 집 문화강좌 수강생들이 지난달 개정된 도서관 운영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대해 "돈벌이에 급급한 시가 강좌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불신을 표출하고 있다.

수강생과 수강생 부모 50여명은 9일 관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조례의 내용이 졸속적이며 개정 과정도 교육당사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진행됐다면서 거칠게 항의했다.

시가 시행규칙을 마련 중인 <김포시문화의집운영조례중개정조례안>의 골자는 정기 강좌에 대해 여성회관에 준하는 수강료와 강사료를 책정, 수강생들로 부터 강사가 직접 수령해가던 수강료를 세입으로 잡고 강사료를 별도 예산으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수강생과 부모들은 시가 일괄적으로 강사료를 지급할 경우 강사들의 지도 열의를 꺾어 부실한 "빈껍데기 강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99년 도서관 개관 이래 초등학생과 부모를 대상으로 특기적성, 교양 교육의 자원봉사 형태로 운영돼 온 문화의집 몇몇 강좌는 새벽부터 줄을 서서 신청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시는 그동안 동아리 형태로 자체 운영되는 강좌를 장소만 대여해 주는 식으로 관리해 왔다.

따라서 인기 강사들은 주당 1클라스 1시간 강의에 3개월 분 3만~6만원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한 수강료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수입을 유지할 수 있었다. 문화의 집 12개 정기 강좌 중 '하모니카', '크로마하프', '발표력 교실', '동화 구연', '흙놀이' 등은 주당 4~7시간 강의가 진행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1회 수강인원은 20여명 안팎.

모 강사는 "수강료가 전액 수입이 되기 때문에 강사들은 당연히 수강생 한명 한명에게 노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며 "강사료가 일괄 지급되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 강사들이 강좌를 폐쇄하거나 떠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시의 대안 부재를 질책했다.

시가 잠정적으로 책정한 강사료는 시간당 2만5천원. 주당 4시간 강좌의 경우 한달 40여만원이 강사에게 지급된다. 인기 강좌의 경우 강사 수입은 1/3 이상 줄어들게 된다.

수강생 학부모 A모씨는 "성의있는 강의에 수강생들이 만족하는데 왜 바꾸려는지 모르겠다"며 "시민이 원하는 강좌를 지원하지는 못할 망정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시를 비난했다.  

또다른 학부모 B모씨는 "시 예산으로 귀속되는 수강료가 문화의 집에 재투자되지 않는다면 현 체계를 유지해 달라"며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시에 항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시는 "수강생들의 요구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공공시설 운영은 회계의 투명성이 기본이 돼야 한다"면서 "정비 중인 시행 규칙을 좋은 쪽으로 검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문화의 집은 지난 6월 자체 감사에서 수강료 및 강사료와 관련해 '회계 관리가 미비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