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식 행정과장이 예결특위장에서 과예산을 설명하고 있다. 대개의 부서에서 긴축 기조가 두드러진데 반해 행정과는 시장판공비와 공무원 복지 예산을 크게 늘리는 등 26억을 증액 편성했다.

"너무 김빼는 것 아닌가" -이영우 의원(2동)
"또 한 번 우롱하는 거지?" -심현기 의원(고촌면)
시는 지난 6월 1차 추경안에 공무원들의 월례조회에 예술단을 초청해 음악을 듣겠다며 회당 20만원씩의 출연료 240만원을 계상했으나 의회는 논란 끝에 삭감한 바 있다.
당시도 행정과 예산은 잘리면 그만큼 다시 올라온다 해서 잘린 만큼 자라는 해산물에 빗대 '개불 예산'이란 별칭을 얻었었다. 그 예산은 별칭답게 같은 목으로 2005년도 본 예산에 또 다시 '부활'했다.
이영우 의원은 "시민들은 생활이 어렵다 어렵다하는데 혁신을 한다는 공무원들이 바쁜 아침에 조회를 하면서 음악까지 들으려 한다. 이것도 혁신이냐"며 "서민가계를 헤아리지 않고 돈만 쓰고 보려는 자체가 혁신 대상"이라고 꾸짖었다.
이구동성 질책의 목소리를 높인 의원들은 "피아노 사중주는 품위가 있어 분위기 연출에 큰 역할을 한다"는 행정과장의 대꾸에 추경에 이미 삭감됐던 사안이었음을 재차 환기한 후 "너희(의회)는 엿먹어라." "또 한번 김빼기 예산을 올려 의회를 우롱한다"며 재삭감을 경고했다.

"행정과에 뻥튀기 제조기 있어요?" -윤문수 의원(월곶면)
2004년 시장의 시책업무추진비는 1억1천만원. 2005년엔 1억9천2백만원으로 80% 이상 증액 편성됐다. 이를 지목한 윤문수 의원은 "타 부서들이 5% 정도 긴축안을 적용받은 것 같은데 사업부서도 아니고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행정과가 26억원이나 증편했다"며 대개가 '선심'을 의심받는 예산들이라고 추궁.

"봐 주세요"-"봐 주긴?"
"챙겨 주십시요"-"챙기는 것도 한계가 있다"
김병식 행정과장 -임종근 의원(하성면)
2004년엔 30년 이상 장기근속 공무원의 예우와 배려 차원의 여비로 부부 한쌍당 300만원씩을 지급했다. 2005년엔 100% 인상해 600만원씩의 여행보조 경비가 올라왔다. "나도 평생을 공무원 생활했지만 보수나 대우 조건이 말이 필요없을 만큼 향상됐다"고 운을 뗀 임종근 의원은 어제 읍면의 주민숙원 사업비 심의 과정에서 대폭 삭감이 확인된 하성면 예산안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토로하며 "증액 예산 거의가 생색내기 소모성 예산"이라고 일침.
행정과장은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복지를 지원하는 부서의 성격을 언급하면서 "봐 달라"고 웃음으로 응수했지만 임의원은 "봐 주긴" "챙겨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통박했다.

"맛이 없다니까요" -황금상 의원(1동)
청내 식당 운영을 위탁받은 ㈜신세계푸드가 일 평균 200명 이상이 이용해야 수지가 맞는다며 운영난을 이유로 시에 계약 만료일인 12월 말 철수를 통보했다. 그러나 시는 식당에 필요한 각종 집기류 구입비를 추가 계상했다.
황금상 의원은 "나가기 싫다는 운영자를 돈을 줘서 억지로 내보내고 머리 싸매고 들어온 업체인데 사람들이 안오는 이유가 있다"며 "왜 사람들이 안오는지 아느냐"고 '우문'했다. "당연히 맛이 없으니까 안오지."

"선택적 복지? 아이디어가 좋다" -황금상 의원
행정과는 올해 지원 신청자에 한해 헬스장을 비롯한 민간 체육시설 이용료 전액을 지원하는 예산을 운용 중이다. 이 예산에 대한 호응이 컸던지 시는 내년에는 '선택적 복지지원'이란 목으로 변경해 일용직을 포함한 728명 전체공무원들의 체력단련비 등 복지예산을 신설, 6개월분으로 2억원을 계상했다.
황금상 의원은 "구체적인 설명도, 추가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는데 1년에 4억이나 되는 예산을 두루뭉실 넘길 수는 없다"며 예산 성립의 근거로 중앙에서 내려 보냈다는 '예규'의 자료 제출을 주문했다. 황 의원은 "외유성 시비가 이는 과다한 국외 여비도 결국 시의회가 승인해준거로 같이 욕을 먹는다"고 억울한 듯한 '항변'을 덧붙였다.

"계속 이러면 영수증 가져다 까볼테니 그리 알라" -신광식 의원(통진읍)
예산서상 항목 표기는 간단하게 기술돼 있기 때문에 의원들은 집행부에게 추가 설명을 요청하거나 질문과 답변으로 적정성과 적법성을 따진다. 집행부는 필요 예산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별도의 추가 자료도 첨부한다.
신광식 의원은 집행부의 무성의가 빚은 지난 1일 본회의장 해프닝을 언급하고, "첨부된 추가 자료들도 여전히 형식적"이라고 지적했다. 예산 계상 이유는 물론, 산출 근거가 되는 계수를 정확하게 기재해 "시민 누구라도 공감할 성의있는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집행부의 의무"라며 "추가 자료 요구에 '시책업무추진' 책자를 그대로 복사해서 제출하고 있는" 무성의를 또다시 꼬집었다.

"요즘 우롱차는 잘 안 나간다" -안병원 의원(대곶면)
2004년 '공무원위탁교육비' 1억5천만원은 당초 15만원X700명으로 책정해 전체 공무원이 참여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하지만 행정과는 6급 이상 211명이 1억4천만원을 들여 속초로 다녀 왔다고 보고했다.
안병원 의원은 당초 "1인당 15만원으로 계획했는데 26만원짜리로 둔갑했다"며 "그렇게 고품격 교육이었느냐"고 "의회를 우롱한 처사"로 못박았다.
2005년에도 20만원X700명으로 증액편성된 예산이 올라왔다. 행정과장은 8~9급 공무원이 교육대상이라고 답변. 안 의원은 "올해 교육경비 중 1인당 1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경비로 뭘 먹었는지 영수증까지 제출해 달라"며 "우롱차는 잘 안나간다"고 우회적으로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