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반대투쟁위원회

김포신도시반대투쟁위원회(위원장 이장교)는 지난해 5월 김포2동 통장단 24명 중 14명이 신도시 발표에 항의하는 집단 사퇴 사태로부터 태동했다.

반투위는 출범부터 지금까지 "각종 보상법을 개정하고 수용대상 주민 2/3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내세우며 '조건부 개발 찬성' 기조를 표방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신도시 개발에는 찬성하나 잘못된 법, 토지의 강제수용과 김포발전을 저해하는 개발 반대를 골자로 국회, 건설교통부, 토지공사, 김포시청 등 20여 차례 이상 대외적인 집회를 조직해 신도시 백지화 투쟁을 펼쳐왔다.

조건부 찬성(반대)의 대안으로 반투위는 그린벨트나 농지를 대상으로 하는 '그린-존(green zone)' 개발을 제시하고 있다.

농지나 그린벨트 같은 주거지역 인근의 비거주지역을 일컫는 그린존을 택지로 개발하고 비거주지역을 수용, 보상비용을 줄이는 한편 야산은 녹지로 보존하자는 내용이다.

반투위는 김포에서 그린존 개발이 가능한 지역으로 고촌면 이화리 일대를 지목한다.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까워 전철 건설시 현 신도시 예정지구보다 10㎞ 정도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국책사업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해 그동안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던 토지주들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신도시가 1/3로 축소되면서 지구지정시 국방부가 개발 불가지역으로 통보한 지역이 포함된 것과 지구 경계를 따라 건설사 소유 또는 매입 중인 토지가 제척된 점을 폭로, 국방부, 건교부, 건설사의 '커넥션'을 제기하는 등 택지개발을 둘러싼 기관 비리에 주목해 왔다. 반투위의 주장과 비근한 의혹은 국정감사에서도 인용된 바 있다.

신도시 면적 축소와 함께 떠오른 경전철 찬반 논란에 관해서도 나름대로의 자료를 제시하며 뚜렷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는 등 반투위는 3개 주민대책위 중 신도시 국면에서 가장 많은 '이슈'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반투위는 한때 백지화 투쟁에서 공조체제를 갖췄던 신주산연합회가 보상협상으로 노선을 바꾸고 신도시가 축소되자 조직 운영에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개발에 대비해 주민권익 보호차원의 조합을 결성해야 한다는 변화는 그 중 두드러진다.

반투위는 지난 10월 이주자택지, 보상택지 등 권익보호를 위한 신도시대책조합을 결성하고 다음달이나 내년 초 정기총회를 열 예정이다.

"조건부 찬성(반대)이라는 기조에 변함은 없다"고 밝히고 있는 반투위는 다만, 현시점에서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현 규모의 신도시 개발의 부당함과 각종 의혹을 밝혀내기 위한 조사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신주산백지화총연합회

김포신주산백지화총연합투쟁위원회(위원장 정광영)는 지난해 6월 김포신도시를 비롯한 주공임대아파트 건설, 산업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양촌면 양곡·구랠누산·학운·대포리의 각 대책위를 통합하며 출범했다.

신주산은 서로 다른 시행사와 상대해야 하는 특수성 때문에 '전선'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

택지지구내 각종 단체를 규합하고 시민단체와 연대,  건설교통부, 토지공사, 주택공사, 경인지방공사 등에 강제수용법에 의한 토지수용의 부당성을 압박한 신주산은 택지개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백지화를 주장했다는 면에서 반투위와 같다.

그러나 조건부 찬성을 내세운 반투위에 비해 신주산은 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전면에 내걸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정광영 위원장, 박충성 부국장, 원대연 부국장이 삭발과 나흘 동안의 단식투쟁에 돌입하기도 했다.

한때 산업단지, 주공단지 대책위가 독자 노선을 선언해 와해설까지 나돌았으나 신도시 축소 후 새롭게 조직을 정비해 백지화 노선을 이어나갔다.

신도시가 축소된 것은 관련부서와 충분한 협의없이 진행된 졸속행정의 한계를 반증하는 것이므로 신도시 이주자 택지를 염두한 양곡·마송지구는 명분이 없다고 개발 철회에 초점을 맞춘 신주산은 그러나,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이 발표되자 사실상 백지화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8월 협상체제로 전환한다.

신주산은 신도시 개발에 따른 사회간접 시설의 전액 국고 충당과 정당한 이주자택지 보상 등을 골자로  ▲이주자택지 80평 이상, 조성원가 70% 이하로 공급 ▲마송이주자택지 상업지역 인근으로 변경 ▲가옥 평당 200만원이상 보상 ▲임시거주시설 택지개발 완료 때까지 마련 등 14개 세부 항목을 요구하고 있다.

산업단지 연합반투위의 가세로 양촌 산업단지와 주공 택지개발 지구내 민원을 취합해 협상을 벌여 오면서 김동식 시장으로부터 "시장직을 걸고라도 이주자택지 이전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양촌면 석모·마산리를 중심으로 3개 주민대책위 중 가장 먼저 결성된 신도시주민대책위는 '先대책後투쟁'을 표방하며 타대책위와 확연하게 대비되는 노선을 견지했다.

주로 농촌 자연마을을 대상으로 하는 토지강제수용은 지역공동체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개인의 삶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주목한 대책위는 '원주민 70% 이상 재정착을 목표'로 택지개발 실무 차원에서의 지침 개선을 추진해 왔다.

이같은 '현실 노선'은 공공연하게 반투위와 신주산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으나 2천여 회원, 4백여 이주자택지조합원을 모집하며 탄탄한 결속을 다지는 내실 위주의 조직 운영에 주력했다.

마을 단위로는 유례가 없는 보상 설명회를 열고 전국의 택지개발지와 연대해 국회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대외적으로 철저하게 '내용'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을 유지해 왔다.

보상과 관련된 불합리한 지침들의 개선을 담아 민관실무협의 때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단장에게 전달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는 듯 보였던 대책위는 그러나 신도시 면적 축소 후 난항에 부딪친다.

마산리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토지가 제척된 이후 조직은 급속한 붕괴 조짐을 보였고 임원진 사이에서 존속 여부에 관한 견해가 대립되면서 축소 발표 3개월 후 불가피하게 정리 수순을 밟게 된다.

현재는 전임원진이 사퇴하고 제업무가 마산리로 이관됐다. 사실상 조직이 와해된 상황에서 대책위는 이강안 전상임부위원장의 '신도시정책백서' 자금 사용을 둘러싸고 운영위원들 간에 마찰을 빚고 있다.

양측은 법정 공방을 불사한다며 맞서고 있으나 시비가 어떻게 가려지든,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조직된 주민들의 자구 모임안에서 빚어진 불협화음은 택지개발의 또다른 부작용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