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본주의 국가는 사유재산권의 보장과 시장경제원리를 통하여 자원의 최적배분과 생산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자원과는 달리 토지는 모든 국민의 복리증진을 위한 유한한 자원이며 공통생활기반이라는 점에 비추어 그 이용에 있어서 공공복리를 우선시키고 합리적이어야 하며 적정하게 거래되어야 하는 등 공공성 내지 사회성이 특히 강조되고 있는 재산권이다.

토지는 그 특성상 토지의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공급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시장경제의 원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고, 고정성·인접성·본원적 생산성·환경성·상린성·사회성·공공성·영토성 등 여러 가지 특성을 지닌 것으로서 자손만대로 향유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생활터전이기 때문에 그 이용을 자유로운 힘에 맡겨서도 아니 되며, 개인의 자의에 맡기는 것도 적당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토지의 자의적인 이용이나 처분은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발전을 저해하고 특히 도시와 농촌의 택지와 녹지 등의 합리적인 배치나 개발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올바른 법과 조화 있는 공동체질서를 추구하는 사회는 토지에 대하여 다른 재산권의 경우보다 더욱 강하게 사회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관철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처럼 토지는 인간의 생존과 생산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요소인데 반하여 급격한 산업화·도시화에 의해 토지가 마구 개발되고 공해문제에 따른 환경보존의 필요성이 심각하게 대두됨에 따라 토지규제의 필요성이 국제적으로 크게 강조되게 되었다.

1976년에 개최된 국제연합인간거주회의(HABITAT)에서는 토지문제에 대해 『토지는 인간거주에 있어서 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장에 방치되는 보통의 자산으로 취급할 수 없으므로 국가 전체이익을 위한 규제 하에 있어야 한다. 토지의 소유·이용·개발을 공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환경보전과 주거수준의 향상을 위하여 불가결한 것이다』라는 국내행동권고문을 채택하게 된다.

이 국내행동권고문은 토지소유권에 대한 규제 내지 제한의 필요성을 잘 설명하여 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의 토지규제의 필요성 정도는 어느정도 인가를 살펴보자.

우리 국민의 토지에 대한 강한 소유욕은 전통적으로 내려 온 가족주의적 농업사회에서 비롯된 것인데, 농업사회에 있어서는 토지가 생계의 절대수단이고 가족 중심적 가치관은 토지를 후대에 상속시켜 안전한 생활을 보장해주려는 의식을 낳게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관념은 고도의 산업사회가 된 오늘날에 와서도 그대로 이어져 기업가나 개인이나 생산과 주거에 필요한 면적이상의 토지를 보유하여 토지가격의 등귀를 치부의 수단으로 하려는 경향이 있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상위 소득계층 5%가 전체사유지의 65.2%를, 상위 10%가 전체 사유지의 76.9%를, 상위 20%가 전체사유지의 90.8%를 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평균 토지면적은 2003년 기준으로 약 2,071㎡(627평)으로 1㎞의 토지에 평균 483명이 살고 있다. 이는 방글라데시, 바레인, 대만 다음으로 1인당 토지면적이 좁은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수치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이 협소할 뿐만 아니라 전 국토 중 산림이 66%, 농경지 23%, 여타 11%인데 그 중에서도 도로, 철도, 하천 등 공공시설과 산업용지를 제외하면 국민의 주거에 이용될 수 있는 토지는 4%에 불과할 정도로 이용 가능한 면적이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협소하여 그 한정된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에 대한 노력이 더 많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토지재산권에 대한 제한과 의무가 더 많이 따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보다도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면 아니될 필요성이 높으며, 국민은 그러한 어려운 문제를 극복할 의무를 가지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토지에 대하여서는 헌법 제122조에서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라고 하여 일반 재산권규정(헌법 제23조)과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