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개정 조례안의 상정 이유는 현행 휘발유와 경유에 적용되는 교통세율을 낮추고 115/1000 로 부과되는 주행세율을 175/1000으로 50% 올리는 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공히 적용되는 사안으로 "유가 인상에 따른 운수업체 보조금 재원 확보를 위함"이라는 세정과장의 제안 설명이 있었다.

주행세는 국세의 원천징수의무자와 같은 '특별징수의무자' 울산광역시(정유공장이 밀집해 있다는 관계로)가 일괄 징수해, 각 지자체의 차량 보유율을 환산, 다시 교부한다.

하지만 이 재원은 교통 관련 재원으로 재투자돼 납세자의 권리를 담보하는 목적세로 쓰이는게 아니라 전액 일반회계로 귀속된다.

시가 지난해 거둬들인 주행세는 51억원. 시는 이 중 14억원을 운수업체에 유가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조례안이 개정되면 관내 버스, 택시업체에 지원되는 보조금은 5억여원이 더 늘어나게 된다.
 
시는 세목 간 액수만 변동되므로 기름값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추가 세부담은 없다"고만 되풀이, "납세자의 권리가 사장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이 생뚱한 모양이다.

물론 운수업을 광의의 기간산업으로 볼 수 있겠고, 이에 따라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취지가 이해되지 않는 바 아니나, 재원의 부담자를 제쳐 놓고 벌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제로섬 게임'은 수치 놀음만 같아 뒷끝이 영 개운치 않다.

이용준 의원은 "자가용 운전자들로부터 세금을 거둬들여 전액 일반 운수업체의 재정을 보전한다는 것은 아무리 상위법에 근거했다지만 불합리하다"고 꼬집었으나…

나라 법에 지방 의회가 감히(?) 반기를 들 수 있나?

이런 '불합리한' 법 개정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