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특수부위' 이름을 내건 고깃집들이 늘고 있다. 삼겹살과 갈비살을 기본으로 갈매기(간막이)살, 항정살, 가브리살, 등겹살에 이제 뽈(?)까지…

불황의 시대, 새로운 아이템으로 각기 다른 입맛과 취향의 틈새를 공략하려는 외식산업 종사자들의 '치밀한 연구'의 산물일게다.

이미 매스컴의 소개를 통해 마니아 층이 형성됐다는 '돼지 뽈'의 원조는 은평구 신사동 뽈집. 뽈은 돼지 머릿속살인데 익어가면서 살이 볼록 부푸는 모양을 보고 붙여진 이름이다.

한 마리에서 보통 70~80그램 소량만 추출되는 귀한 부위. 원조집의 노하우를 전수받은 이기정씨가 김포에서 처음 선보이는 메뉴다.

수수하고 수줍음 많아 요식업종에는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이기정씨가 개업하게 된 동기는 "뽈맛에 반해서"다. 원조집을 단골로 드나들며 "김포에서 시도해도 승산있다"는 아내의 제의를 건축업에 종사하는 남편이 적극 지원했다.

후추로 밑간한 뽈을 반절한 대파와 함께 숯불에 익혀 부추 겉절이를 올리고 고추장 겨자 소스에 찍어 먹는다. "진짜 돼지인가요?" 돼지고기라는 선입견을 불허하는 부드러움, 사근거림이 '뽈'의 특징.

뽈살은 지방이 거의 없다. 살덩이라고만 하면 별 맛 없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절대 아니다. 퍽퍽함이 없고 쫄깃쫄깃 진득하니 씹힌다.

잘라먹을 필요없이 한 입 크기로 발라진 고기는 어느 부위와도 견줄 수 없이 연하다. 대포 한잔에 더할 나위 없이 좋고 나이드신 어른들과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외식으로도 제격일 것 같다.

다시 찾아오는 손님들 대부분이 처음 접하는 뽈을 "쇠고기 맛"으로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변함없는 서비스 유지에 더 신경이 쓰인단다.

1인분 (200그램) 6천원으로 삼겹살과 비교해도 그리 부담되지 않는 가격.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물량 수급도 문제 없다.

숯불을 쓰지만 탁자 밑으로 완벽하게 환기 시설이 설치돼 쾌적하다. (예약문의 ☎ 984-9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