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시민회관 전시실에서 가진 출판 기념식에는 가족과 김포문학회 동료 등 백여명의 하객들이 시인의 작품을 낭송하며 하 시인의 '아름다운 도전'을 축하했다.

최재복 시인은 "중년의 나이에 시밭을 알차게 가꿔 고요하고 아름다운 계절에 처녀작을 선보인 하 시인은 우스개로 인용되는 경상도 남자의 멋 없고 무뚝뚝한 감성도 자극할 시심을 지녔다"고 치하했다.

손영학 김포문인협회장은 "주부이고 엄마인 여자의 일상을 깊이있게 살피고 솔직하게 배설한 것이 여자의 아름다움으로 승화됐다"며 하 시인의 작품 '옹달샘' 낭송으로 축사를 대신했다.

하 시인은 "결혼 후 남편만 쳐다보고 살던 천리타향의 외로움을 달랜 독백들을 하나 둘씩 모아 보니 시가 됐다. 시집으로 꾸리려니 설익은 열매같아 부끄럽고 가슴 떨렸지만 용기를 냈다"고 답사했다.

이어진 동료들의 시 낭송과 아들 배한선군이 축가로 부른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의 잔잔하고 고운 노래가 '시인의 뜰에 자라는 갈 꽃 향기처럼' 가을 저녁녘 정취를 돋웠다.

옹달샘 -하영이-

꼭 그만큼만 가졌습니다.
여름장마에도 넘치지 않고
흰눈 펑펑 쏟아져도
얼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일정한 온도로
그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목마를 땐 목을 젹셔주고
지친 몸 기대어 쉬게 해주고
그리움이
뼈속까지 스며들면
달려오라합니다
날이 어둑어둑 해질 때면
더욱 간절해지는 어머니
둥둥 떠다니는 그리움 안고
옹달샘에 풍덩 빠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