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아이들이 자기 방에서 공부할 때 다른 과목은 몰라도 영어는 밖에서 엄마가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 드린 바 있습니다.

영어 공부는 영어책 읽는 소리가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소리 내서 공부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국어책 읽듯이 영어책도 가볍게 소리내서 읽으라는 겁니다.

이 때 무미건조하게 읽지 말고 영어의 리듬과 억양에 따라서 다소 오버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도 음률에 따라서 읽어야 합니다.

아마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발음이 걸리거나 꼬여서 잘 되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많이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발음이 매끄럽게 변할 겁니다.

우리나라 말도 책에 쓰여진 것과 실제로 말할 때 쓰는 것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으며, 발음하기 어려운 말은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바뀌어 갑니다.

마찬가지로 영어도 발음하기 편하도록 자꾸 변화되어 왔으며, 지금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발음하기 어려운 것은 좀더 발음하기 편한 방향으로, 거친 것은 부드러운 방향으로 변화하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이 반복해서 읽으면서 점점 영어를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발음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읽을때 주의할 또 다른 점은 너무 단어 위주로 또박또박 읽으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읽으면 절대 말하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긴 문장 속에는 그들 나름대로 전하고자 하는 의미 단위의 덩어리(chunk)가 있으며, 이러한 덩어리 단위로 끊어서 읽어야 정확하게 그 의미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우리말에도 중간 중간 숨 쉴 수 있도록 띄어서 읽거나 문맥상 필요에 따라 끊어서 읽지  않습니까?  영어도 이같은 덩어리(chunk) 단위로 끊어서 읽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훈련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이같이 매끄럽고 단어 위주가 아닌 덩어리 단위로 끊어서 읽는 훈련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발음이 자연스럽다고 느끼게 될 겁니다.

바로 이 때가 영어 발음이 편하게 들리게 되는 시발점이며, 귀가 트이는 순간입니다. 이때부터 아이들 영어 실력은 부쩍 늘 것이며 영어가 재미있어 집니다. 영어를 써 먹고 싶어서 안달이 나고 외화나 TV 속에서 영어를 조금씩 알아듣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빨리 이러한 단계를 거쳤으면 좋겠습니다. 영어가 재미있다고 접근하는 것과 어렵고 지겹다고 느끼면서 접근하는 것과는 천지 차이입니다.

학원에서 주어진 시간 만으로 아이들 각자에게 이러한 훈련을 시키기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모름지기 자녀들이 빨리 영어 실력이 늘고자 원하신다면 집에서 이러한 과정의 훈련이 이루어지도록 지도해 주셔야만 앞당겨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