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토). 김검시대가 개최하는 시민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시민 4천여명이 장기동 라베니체를 찾았다.

설 명절을 일주일 앞둔 2월 3일 토요일. 김포시 장기동 라베니체는 4천여명의 김포시민과 언론사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이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인 이유는 현 우리나라 정치계의 ‘인싸(인사이더/insider)’이자, ‘아이돌’로 불리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위원장)의 방문이 약속돼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날은 김포검단시민연대(김검시대/위원장 서형배)가 최근 국토부에서 발표한 지하철 5호선 중재안과 GTX-D 노선안을 환영하고 이들의 조기 개통을 촉구하는 시민대회가 개최되는 날이었다. 한동훈 위원장의 김포방문은 시민대회를 축하하고, 김포-서울 통합에 대한 설명이 예상됐다.

식전에 앞서 통진과 고촌 등 2곳에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시민대회의 뜻을 함께하는 시민들이 모여 행사장이 있는 장기동 라베니체까지 각각 약 12km를 도보로 행진하는 걷기대회가 진행되었으며, 여기에는 홍철호 국민의힘 김포선거구을 예비후보와 박진호 국민의힘 김포선거구갑 예비후보 그리고 김보현 예비후보도 시민들과 발을 맞췄다.

▲ 걷기 대회에 참여 중인 김포시민들.

집결지는 장기동 라베니체. 걷기대회 참여 시민과 이곳에 미리 와 있던 4천여명의 시민, 그리고 각 언론사의 취재진까지 말 그대로 인산인해 상태에서 한동훈 위원장과 약속했던 오후 3시를 맞이했다.

각 언론과 정치계는 한동훈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오는 총선에 메가시티·교통 격차 해소 공약에 힘 보태기 위해, 혹은 김포-서울 통합에 대한 민심 청취를 위한 정치적 행보 등으로 해석했다. 뭐 정치적으로나 우리나라의 현 분위기로 해석한다면 틀린 해석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계나 언론이나 놓쳤던 게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이날은 단순 한동훈 이라는 인물이 김검시대가 개최하는 '시민대회' 참석이 아닌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정치 실현의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정계에 따르면 당을 대표하는 인사가 지자체나 특정 단체를 방문할 때는 중앙당이나 지역당에서 미리 멍석을 깔아 두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한동훈 위원장 김포방문의 멍석은 중앙당도 지역당도 아닌 김포시민들이 염원으로 한땀 한땀 꿴 멍석을 깔았다. 

▲ 김포시민의 희망 메시지가 담긴 상자를 서형배 위원장으로부터 전달 받는 한동훈 위원장.

시민대회를 주최한 서형배 김검시대 위원장은 “국민의힘에는 5일 전, 더불어민주당에는 4일 전 각각 참석 여부를 묻는 공문을 보냈다. 이후 한동훈 위원장 측은 참석을 알려왔으며, 이재명 대표 측에는 일정상의 이유로 다음을 약속했다”라고 초청 과정을 설명했다.

사실, 지하철 5호선 중재안 발표와 GTX-D 노선 발표는 그동안 교통지옥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김포시민들의 피맺힌 호소였다. 매일 아침을 지옥철(?)에 몸을 맡겨야 했던, 시민들의 고통과 희생이 하나하나 모여 목소리를 내고, 목소리 하나하나가 힘을 갖기 위해 시민단체를 결성했다. 시민의 이름으로 말이다. 그들이 바로 김포검단시민연대, 김검시대다.

조직 결성 후 이들은 김포에서 팔당까지 밤새 걷기도 했고, 한 겨울 삭발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어 국회로, 청와대로, 세종으로, 피켓 하나 들고 우리 김포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될 그 날까지 외치고 또 외쳤다. 그리고 이날 시민대회를 개최하고 기쁨을 시민의 이름으로 함께 나누었다.

▲ 걷기대회 참여 시민이 집결지를 향해 걸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서충원 강남대학교 교수는 칼럼을 통해 우리나라는 유난히 정치가 다른 모든 분야를 압도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표면적으로 모든 일을 민심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정치적 일들이 사회, 경제 등 제반 분야를 뒤흔들고 결정한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받고 있다고 했다.

1970년대 후반 발표된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또한 난장이 일가로 대변되는 소외층의 삶을 통해 사회의 구조적 모습을 고발하며 이점을 일찌감치 짚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지난 3일 김검시대가 주최한 ‘시민대회’는 서충원 교수나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처럼 정치가 판을 치는 현 사회 구도 속에 지난 몇 년간 김포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쏘아 올린 공은 정치를 포함해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회자 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정치를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힘으로 실현했기에 말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대회를 마련해 김포시민의 저력을 만방에 알린 김검시대 서형배 위원장을 비롯해 제주도 가족여행 중에도 잠시 짬을 내 사회까지 맡은 구본진(홍보국장), 고촌에서 라베니체까지 행진을 도운 강희경(총무), 물품 준비는 물론 기록물 영상까지 챙긴 박형진(사무국장), 행군대장기 등 전체적 기획을 맡은 브레인 문승건(기획국장), 비행기를 혼자 접은 철도(닉네임), 행사 당일 BGM 체크로 정신없던 노블레스, 통진~라베니체 행렬 팀장을 자처한 홍용운 고문과 킬포, 물품배달과 소망 포스티잇 수거에 혼신을 쏟던 골드라라와 5.9조원안(닉네임), 유튜브 촬영 장형, 김태희 온라인 팀장, 법률자문 law and scale 등등 많은 분께 감사를 전한다.

무엇보다 거물급 정치인사의 행보에 초 긴장했을 경찰공무원 그리고 안전하고 건강한 행사를 위해 투입된 소방공무원, 기타 매끄러운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왔던 많은 시민께도 감사를 넘어 경의를 표한다.

▲ 김검시대 임원진이 '시민대회'를 안전하게 매듭짓고 힘차게 웃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킬포, 강희경 총무, 철도, 김태희 온라인팀장, 노블레스, 서형배 위원장, 홍용운 고문, 구본진 홍보국장, 장형. 왼쪽 뒷줄 5.9조원안, 문승건 기획국장.

▲ 걷기대회 참여 시민들.

▲ 고촌역에서 출발한 시민들.

▲ 통진에서 출발한 시민들.

▲ 한동훈 위원장이 시민의 염원이 담긴 종이비행기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 김포시민들의 희망의 메시지를 보고 있는 한동훈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