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행복위/위원장 유영숙)에서 ‘서울편입’과 관련된 발언은 금기어가 된 듯한 분위기가 24일 연출됐다.

이날은 기획조정실 등 총 6개 부서가 2024년도 시정계획을 밝히고, 각 사업에 대해 업무보고 하는 자리였다. 

첫 번째 보고는 기획정책과로 업무보고 후 오강현 위원이 발언권을 얻어 질의에 나섰다. 오 위원은 “업무 내용에 ‘서울편입’과 관련된 내용이 단 한 군데도 없다”라며, “서울시와 실무적 업무를 만들어 논의하고 있다고 들었다. 시장은 중요시하는데 실질적인 부서는 언급이 없다. 예산을 쓰고 있는 게 있나?”라 물었다. 

이에 두춘언 실장은 “(이 자리는) 2024년 내부 업무보고다”라면서도 “행정구역 개편은 1~2년 목표로 하는 단위사업으로 보고에 들어가 있지 않다. 내부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여기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우리도 정부 부처에 아쉬움이 있다”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유매희 부위원장과 김현주 위원이 기회발전특구 지정 추진과 관련한 질의를 이어갔다. 특히 유매희 위원은 “경기도의 협력이 필요한데, 서울편입 이슈인 상황에서 경기도지사 입장에서 비협조적이지 않겠느냐? 실제로 경기도 의원들도 김포시 지원을 염려하고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발언권을 얻은 오강현 위원은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입주와 관련해 “5호선 개통은 예타면제를 하더라도 2030년이 넘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예타면제와 관련해 (집행부가 의회에) 공유해 주어야 대책을 만들어 갈 것이다”라고 기획정책과에 주문했다.

업무보고에 대한 질의가 끝나자 유영숙 위원장은 “기회발전특구를 두고 서울편입, 경기도 북부특별자치도 등 각자의 논리가 아닌 대곶지역 현실만을 보아야 한다”라며 “정치적으로 말하는 건 양쪽에서 말하는 것처럼 느낀다”라며 ‘서울편입’발언을 자중할 것을 당부했다.

유매희 부위원장은 위원장의 지적에 반기를 들었다. 유 부위원장은 “위원장이 위원들의 발언을 종합적으로 지적했으나, 이는 적절하지 않다. 서울 편입은 오랫동안 논의됐으며 현실적 이야기를 지적한 것이다. (위원장의 발언은) 편 가르는 행위이며, 그동안 위원들의 발언이 무의미해지는 것과 같다”라고 지적했다.

행복위 위원들의 이같은 반론에도 유영숙 위원장의 '서울편입' 발언에 대한 제지는 자치행정과에서도 이어졌다.

다시 발언권을 얻은 오강현 위원은 서울편입과 관련해 “공동연구반을 운영 중이라 하는데, 구성원, 내용 등의 보고를 의회에서는 받지 못했다. 또한 행안부를 찾아 주민투표 제안하는 것도 의원들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덧붙여 “시장은 서울편입을 가장 중요한 핵심 사항이라 이야기하며 사활을 걸고 하는데, 실 업무(보고)에는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 김포의 핵심 사항이라면 공유가 되어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오 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마자 유영숙 위원장은 “서울편입. 소통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듣는 김포시민들에게 오해 소지가 있다”라며 “지난해 11월 8일 시장은 의회와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도 듣다가 나간 의원들이 있다. 소통하지 않았다는 건 다른 표현으로 했으면 좋겠다”라며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시장은 서울편입과 관련해) 11번에 거처 소통의 과정을 거쳤다. 그 전에 서울 편입에 대해 소통하지 않았다는 건 이해 되지만, 11월 8일 소통하고 나서 다시 소통하지 않았다는 건 표현이 잘 못 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강현 위원은 “(의원들과) 간담회를 안 했다는 게 아니라 이후 절차 등의 공유가 없었다. 현재 서울편입은 (우리시의) 중요한 핵심이다. 위원장이 지금, 각 위원에게 하나하나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 위원을 존중해야 한다”라고 맞받아쳤다.

유영숙 위원장과 오강현 위원 사이 분위기가 날카롭게 치닫자 배강민 위원의 중재로 서울편입 발언에 대해서는 일단락났다.

한편, 행복위에서 서울편입과 관련돼 공방이 이어졌으나 중재에 나서야 할 3선 의원인 김종혁 위원은 회의 중 내내 자리를 비워 행복위 소속 위원들의 빈축을 샀다.

▲ 행복위 유일한 3선 의원인 김종혁 의원은 업무보고 내내 자리를 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