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확정후 서울시 편입 추진 좋아요(O) / 5호선 뭉개고 총선용 편입 추진 나빠요(X)”

김포지역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지난달 홍철호 국민의힘 김포(을) 당협위원장이 내건 현수막 ‘김포시→경기북도? 나빠요 / 김포시→서울특별시! 좋아요’를 패러디한 듯 보인다.

최근 김포지역은 ‘서울 편입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추진하려는 경기도 분도와 맞물려 김포시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보다 차라리 서울특별시로 편입돼 ‘김포구’가 되는 게 김포에 있어 더 유리하다는 전제에 부는 강풍이다.

여기에 이달 초 김병수 시장이 언론을 통해 경기북부와 김포가 한강과 철책선으로 떨어져 있어 물리·정서적으로 교류가 별로 없었고, 김포 교통망도 경기남도를 중심으로 조성돼 (김포가) 서울시에 편입되는 것이 주민 편익과 지역 발전에 더 큰 도움이라고 밝히며, 서울 편입 의지를 공식화하면서 지역사회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김포의 서울 편입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생긴다는 전제하에 추진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임이 분명하다. 특히, 서울로 편입됐을 때 광역교통과 교육, 문화 체육과 일자리까지 김포구(?)민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더 크기다는 기대효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서 김포의 많은 시민이 던지는 의문은 “갑자기?”이다.

예상하지 못한, 예측할 수 없었던 발표였는지 ‘서울시 편입설’이 나오자마자 서울시와 김포시는 혼란의 도가니였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포시는 “서울시와 큰 틀에서 사전 논의를 진행했다”라 알렸으나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로 선을 긋고 있다.

갑자기 나온 ‘서울 편입설’에 두 도시가 혼란스럽지만, 가장 혼란스러운 건 바로 김포 시민들이다.

김포지역 커뮤니티 다수 회원은 김포가 서울시에 편입된다는 가정하에 각종 호재를 설명하고 있다. 앞서 홍철호 위원장과 김병수 시장이 밑그림을 그렸던 바로 그런 내용들이다. 그러나 갑자기, 느닷없이 불거진 편입설에 대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용’이라는 지적이 우위다.

한 회원은 “서울시 편입은 대환영이지만, 객관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공약으로 시민을 우롱하면 안된다”라며 “무엇보다 5호선만이라도 확정될 수 있도록 정부와 여당을 설득하는데, 더 힘을 써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것(5호선 연장)만이라도 성공해도 총선에 유리할 것”이라 덧붙였다.

여타의 다른 시민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정치인의 공약이나 말은 무거워야 하고 또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서울 편입설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생긴다는 전제하에 추진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가능하고, 김포시민들 또한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아니, 김포시의 소신에 지지의 갈채를 아끼지 않을 판이다.

그러나 김포시는 현재 일산대교 무료화, 대학병원 유치, 5호선 확정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이 중 매듭지어진 것이라고는 단 한 개도 없고 선거철에 쓰이는 단골메뉴로 전락한 듯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김포시민들이 갑자기 불거진 서울 편입설에 대해 거리를 두는 이유는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또 다른 이슈를 들이대는 현실이 서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