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모어 맥스베어파크에 탄성이 쏟아진다.

이날은 ‘2018 리틀야구 인터미디어트 월드시리즈’ 결승전이 있던 날이다. 결승 팀은 우리나라 대표 팀과 미국 데펴 팀. 승부는 10대 0으로 대한민국이 대승하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중요한 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그 자리에 금빛초등학교(태장로 821/ 장기동 2158) 졸업생이자 김포중앙리틀야구단 출신 이승준 선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씨티21뉴스 인터뷰 주인공은 세계무대에서 당당하게 대한민국과 김포시를 알리고 온 한국리틀야구단 국가대표 투수 이승준 선수다.

“잘 치고, 잘 던지고, 잘 잡는 모습. 선수들의 그런 모습이 좋았습니다”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은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다. 특히 운동선수에게 있어 국가대표가 되기란 끝없는 연습을 동반한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한다. 물론 재능이 수반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대다수의 선수가 그렇지 못해 좌절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우리 이승준 선수는 재능이 있었던 걸까 아님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걸까.

“초등 4학년시절 야구에 빠졌습니다. 단순한 것 같지만 야구장에서 보는 야구 선수들의 잘 치고, 잘 던지고, 잘 잡는 모습이 모두 좋고, 멋져 보였습니다. 무작정 선수들을 따라하고 싶었죠”

그래서 초등학교 6학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는데 말이 안 된다. 믿기지도 않는다. 이승준 선수는 지금 중학교 1학년. 그럼, 이 선수는 천부적인 재능으로 똘똘 뭉쳤다는 이야긴데…….

지금의 이승준 선수를 있게 한 김포중앙리틀야구단 윤대현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늦게 시작한 만큼 몇 배 더 강한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승준이는 그 훈련을 끝까지 이겨냈죠. 어린 선수가 하기는 많이 험하고 힘들었을 텐데도 묵묵히 잘 따라 주었습니다”라고 말한다.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와 끈기. 그리고 그 힘들다는 자신과 싸움에서 이겨낸 승리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역시 국가대표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결승전에서 만난 미국팀이 가장 어려운 상대였습니다”

▲ 인터미디어트 월드시리즈’ 에서 우승이 확정되자 환호하는 이승준 선수.

이즘에서 ‘2018 리틀야구 인터미디어트 월드시리즈’에 대해 알아보며 야구에 대한 지식을 넓혀보자.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는 1947년에 시작됐는데, 이승준 선수가 참가한 인터미디어트 월드시리즈는 2013년부터 시작해 우리나라는 ’15년에는 우승을, ’16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 후 3년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해 결승전 경기는 스포츠전문채널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기도 했다.

이승준 선수를 포함한 한국리틀야구 국가대표팀의 첫 상대는 호주팀이다. 이들은 호주팀을 18:0으로 완승으로 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 후 캐나다와 멕시코 팀을 가볍게 제치고 결승에서 미국(캘리포니아) 팀을 만난다. 건장한 서양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우리 선수들. 정말 멋지고, 대견하고 기특하다.

“10대 0으로 우승은 했지만, 결승전에 만난 미국 팀이 가장 어려운 상대였습니다. 그중 첫 번째 나왔던 투수의 투구 자세가 기억에 남고, 멕시코의 덩치 큰 선수가 있었는데 덩치만큼 힘이 상당히 좋아 보여 인상 깊었습니다”

큰 대회를 처음 치른 대한민국의 소년들. 그 안에 김포의 이승준 선수. 긴장도 됐을 법한데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쥐다니 마구마구 자랑하고 싶은데 혹여 부담될까 조심스럽기도 하다. 실제로 승준 선수는 친구들도 많이 부러워하고, 여러 곳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아 살짝 부담스럽기도 한다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국가대표라지만 소년 소년하다.

“야구 할 때가 가장 좋고, 좋으니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거죠”

이승준 선수는 현재 서울 영등포에 있는 영남중학교 1학년 재학 중이다. 김포에 야구 인재를 키워 줄 버젓한 학교가 없으니 다른 지역으로 유능한 선수를 뺏기는 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민족은 속인주의이기 때문에 이승준 선수는 당연히 김포 선수다.

멀고도 먼 영남중학교에 통학하면서 매일 오후 3시 30분까지 정규 수업을 마친 후 연습에 몰입한다. 하루 평균 4~5시간을 꼬박 연습하고 주말은 6시간 이상을 훈련에 전념하는 연습벌레다.

“운동이 좋고, 프로야구 선수가 된 후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죠. 힘이 들긴 해도 야구 할 때가 가장 좋고, 좋으니 즐기면서 하고 있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는 운동으로 풀고 있습니다. 슬럼프가 올 때도 마찬가지죠. 스트레스나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코치께 물어보고 제가 고쳐야 할 부분을 찾아 수정하는 편입니다. 끝없는 질문에도 잘 맞춰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어리다고 보면 어린 13세 소년. 야구선수인 꿈을 향해 즐기면서 한다는 하지만 그래도 힘든 상황이 있을 법한데, 생각대로 연습이 안 될 때라한다. 그럴 때는 부모님을 의지한다. 아빠와는 많은 대화를, 엄마에게는 철부지 아들로 어리광을 부리지만 늘 지켜봐 주어서 감사하단다. 우리 승준 군 철이 단단히 들었다.

“야구공은 둥글기에 야구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스포츠입니다”

한국프로야구 팀 중 넥센을 응원하고, 전 삼성라이온즈 출신 이승엽 선수를 존경한단다. 이승엽 선수의 성실한 모습과 스포츠맨으로써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범이 되며, 무엇보다도 선해 보여 좋다고 한다.

이승준 선수의 최종 목표는 메이저리거. LA다저스와 뉴욕양키스를 저울 중에 있다. 짓궂은 질문 같지만 LA다저스와 뉴욕양키스가 둘 다 러브콜을 한다면 어디를 택하겠느냐 물었더니 얼굴이 벌그레진다. 이승준 선수, 상상만 해도 행복한가 보다.

전설의 야구선수 홈런왕 베이브 루스(Babe Ruth)의 말 ‘714개의 홈런을 칠 수 있었던 건 1330번이나 삼진을 당했기 때문이다’를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고 말하는 이승준 선수. 이 선수에게 있어서 야구란 무엇일까.

“야구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스포츠입니다. 초‧중학교 때 부각을 나타내지 못한 선수라도 노력만 한다면 그 선수는 분명 훌륭한 선수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둥근 야구공처럼 말이에요”

맞는 말이다. 비단 운동선수에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누구나 자신이 목표하고 있는 무엇인가에 대해 좌절보다는 노력이 앞선다면, 그 노력에 노력을 더한다면 분명 목표는 이뤄질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늘도 이승준 선수는 고된 훈련을 동반한 자기와의 싸움을 이겨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 한국리틀야구단 선수들과 우승의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

▲ 미래의 이승준 선수를 꿈꾸는 꿈나물들. 후배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승준 선수.

▲ 이승준 선수의 스승이자 우수 선수를 발굴해 낸 윤대현 감독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