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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감정을 전달하는 사람들”[인터뷰] 김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수신호’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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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2  09: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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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반준석 경장, 태수지 경장, 이미애 경장, 김세경 계장, 김진우 순경
9월이 가을을 향해 달리고 있다. 가을볕은 곡식의 풍성함을 더하기 위해 연일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요즘인데 어디 가을볕만 그들을 농익게 했을까.

이런 계절의 흐름을 말로 표현하고 소리로 들을 수 있다는 건 너무도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이들이 있다. 바로 청각장애와 언어장애를 가지고 사는 농아다. 아름다움을 보며 그들의 언어로만 표현하고, 계절의 흐름을 피부로만 들을 수 있는 이들.

우리 김포에도 천여명의 농아가 있다고 한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로 분리돼 있지만 현실에 부딪혔을 땐 생활하기 어려운 부분이 상당수다. 이번 씨티21뉴스 인터뷰는 이들을 돕기 위해 출발한 감정을 전달하는 사람들 김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수신호 13명의 경찰이다.

“우리 스스로 장애를 익히는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가을볕에 하늘이 눈이 시리도록 가득했던 9월의 평범한 날. 김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과가 분주하다. 물론 항상 긴장 누출 수 없는 경찰업무의 특성도 있겠지만 이날만은 좀 다른 분주함이다. 이유인즉슨 기자와의 인터뷰가 있었기 때문.

바쁜 업무에 시간을 내주어 감사하다는 기자의 말에 공식적인 인터뷰가 처음이라 긴장된다는 그들의 표정은 경찰의 이미지는 오간데 없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수신호’라는 팀을 만들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올해 경찰청 국정과제는 장애인을 포함한 여성, 아동 등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활동으로 치안정책이 수립되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경찰서 방문하는 장애인도 많으나 아직은 거리감이 있다는 생각이었죠”

김세경 계장의 말이다. 그들은 장애인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한다. 고민 끝 얻은 결론은 그들 스스로 장애를 익히는 것. 그들의 기특한 발상에서 였을까. 김포수화통역센터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와 올해 출전한 ‘수어경연대회’에서 당당히 은상을 거머쥔다.

“수어는 감정을 전달하는 언어죠”

여‧청계(여성청소년계)의 인원은 13명. 무대 위에서 수어를 노래한 9명, 총감독 1명, 촬영 1명, 장비 1명 등 결혼으로 휴가 중인 한명을 제외한 전원이 하나의 일에 참여한다는 건 절대 쉽지만은 않았을 터. 혹시 상부의 압박이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반준석 경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희 부서인 여‧청계 자체 다 같이 하자는 분위기입니다. 누군가 빠진다는 것보다는 다 같이 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가족 같은 분위기로 늘 함께하고 있습니다. 많지 않은 인원이 뭉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 그분들(농아)이 마음으로 다가가 오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수어라는 게 생소해 우려스러웠다는 그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발적으로 한 일에 대해 경연대회까지 출전하고 관중 앞에서 어설픈 수어를 선보여야 하는 상황이 결코 녹록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수어를 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흔히 통역을 해주는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아 사이에는 그들을 감정을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수어는 손짓‧몸짓‧표정으로 감정을 전달하기 때문이죠”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연대회도 포돌이 탈을 쓰고 함께한 김진우 순경의 말이다. 외국어를 해석해 전달하는 일반 통역과는 달리 수어는 감정을 전달한다니 정말 멋진 말이다.

지난해 처음하다 보니 실수도 잦았을 것 같은데 두 번째 출전은 좀 만만하지 않았을까. 이미애 경장의 대답은 주저함 없이 ‘NO’라고 한다.

“무대 올라가기 전까지 각 팀을 따라하며 경연 자체를 즐겼죠. 막상 무대에 올라가니 가슴이 떨리고 다리도 후들거렸습니다. 두 번째라 더 떨렸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하는 수어가 관람객에게 잘 전달이 되는지도 걱정이었죠”

첫 번째 출전은 뭣도 모르는 상태로 무대에 선 터라 긴장보다는 어리둥절함이 앞섰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알면 두려움이 앞서는 법. 우리 경찰들도 사람은 사람이다. 아무리 긴장하고 떨려도 무대 위 그들의 모습은 프로 그 이상이었다.

“관심을 가지면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죠”

마술과 비눗방울에 인기가 절정이었다는 그들은 꾀 많은 것을 준비한 모양이다. 들을 수는 없지만 음악을 같이하고, 춤을 같이 추는 것이 언어로 표현될 때 부드러움을 느꼈다는 그들, 그 부드러움이 소통임에도 손으로 대화를 하는 게 부담을 느끼는 직원들도 있다한다.

“손으로 하는 언어를 즐겁고 재밌게 다가가 많은 직원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관심을 둔 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이죠”

김세경 계장의 말이다. 경찰하면 일반인도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농아를 포함한 사회적약자는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할까가 궁금했다는 여‧청계 직원들. 그 틀을 깨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경찰의 이미지를 표상하기 위해서 노력한단다.

“사실 농아분들의 생활은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 열악합니다. 지난해는 경연대회에서 받은 상금과 저희 성의를 모아 그분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전달했죠. 올해는 아직 상금은 받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농아를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니만큼 그들에게 환원하는 게 당연하다며 야무지게 말하는 태수지 경장. 상금 전액을 기부하는 데 모자라 비상금 탈탈 털어 생필품을 사 전달했다니 그들의 마음씨 또한 일류급이다.

개성만점 그들에게 어느 팀이 우승의 트로피를 거머쥘 것 같았냐는 질문에 아무런 주저함 없이 경쟁자는 자신들 밖에 없다고 한다. 자신을 이기지 않으면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다는 그들의 에너지는 어디서 나는 걸까.

“연습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서장님을 포함한 여러분의 격려와 응원에 힘이 절로 났습니다”

바로 그거였다. 격려와 응원이 그들에게 넘치는 에너지와 끼를 수반시킨 거다. 얼마 전 부임한 현춘희 서장의 지지도 빼놓지 않았다. 여‧청 업무로 총경이 된 현 서장은 이 부서 활동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물론 격려와 응원은 필수.

횡단보도에 신호기가 없거나 고장이 나 있을 때 당황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가는 차량의 눈치를 보며 주춤거리며 누군가가 신호를 보내주길 기다리는 게 우리 모습이다. 사회적 약자가 바로 그런 모습을 하고 있지나 않을까. 과거보다 이들의 생활환경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그들에게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을이 가을로 향하는 9월의 김포경찰서. 그 안에 수어를 감정을 전달하는 언어라 말하는 여‧청계 직원들이 사회적으로 약한 이들을 위해 오늘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장애인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고 편해질 방법을 모색하는 그들. 그들의 작은 날갯짓이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그 날이 가을만큼이나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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