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 "아무 설명없이 기존 강사를 자르는 건 전횡"
집행부 "기능보유자가 인정한 전승자 채용 당연한 권리"

김포통진두레놀이보존회(회장 심예섭, 이하 보존회)가 신임 집행부의 조직운영에 대한 일부 회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내분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 집행부에 반발하고 있는 회원들은 지난해 말 총회를 거쳐 회장단이 교체되면서 신임 회장단이 기존 풍물을 가르치던 강사를 회원들과 사전협의 없이 교체하는 등 전횡을 일삼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회원들은 지난 20일 풍물수업을 거부한 채 "신임 회장이 임명한 강사의 교수법이 낯설고 거북하다"며 "신임 회장단이 보존회의 주체인 회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독단적으로 단체를 운영한다"며 분개했다.

또 "우리는 즐겁게 소리와 악기를 배우는 것으로 만족하는데 잘 가르치던 강사를 일언반구 설명도 없이 쫓아냈다"며 "수년 동안 놀이패에는 얼굴도 내밀지 않던 사람들이 임원이라며 보존회를 좌지우지 하는데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임원진 선출 배경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회원들은 이날도 사무실에 진입해 사무국의 허술한 회원관리와 행사진행 등 단체 운영의 허점을 지적하며 언성높여 신임 임원진을 성토하하는 등 긴장 분위기를 조성했다.

일부 회원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심예섭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은 "회장단이 교체되면 회원들은 회장 권한을 인정하는 것은 마땅하다"며 반발 회원들의 문제 제기를 일축하고 있다.

심 회장은 "새로 임명한 조모 강사가 통진두레 쇠소리(괭과리)는 물론이고, 고삿반(두레놀이 고사 때 하는 소리)을 윤덕현 기능 보유자의 소리에 가장 가깝게 내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윤 옹도 적격자로 인정했다"며 "강사 교체는 통진두레놀이의 전승 보존과 발전을 위한 회장의 권한이자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뜻있는 회원들은 이번 사태가 오는 4월 중 개관 예정인 '통진두레문화센터'로의 사무실 이전을 앞두고 특정세력간 기득권 싸움으로 번질것을 우려하고 있다.

내분의 본질은 통진두레놀이가 지난 97년 경기도 무형문화제 23호로 지정 된 후 원형 보존 노력 보다는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꾸려진 풍물 팀이 '통진두레놀이'라는 타이틀로 각종 행사  공연 활동에 치중하면서 일관된 전승팀을 육성하지 않은데 기인한다.  

이 같은 평가는 경기도 무형문화제 지정과 함께 기능보유자로 인정 받아 월 80만원의 세금을 지원받아 온 윤덕현 옹의 기능 전수 교육 등 보존회 측의 관리노력이 허술했던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10여년 운영해 온 단체에 회원관리 명부 조차 입수하지 못한 신임 회장단은 "전임 회장단으로 부터 컴퓨터 저장 파일이 깨졌다"는 이유로  아무 자료도 인수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내부 갈등 봉합은 물론 업무 정립에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 2008년도 통진두레놀이 보전과 관련해 책정한 지원예산은 단체운영비 480만원, 보존사업비 600만원, 단오축제, 모내기 축제에 2,000만원, 전승학교(통진중고)에 1,000만원 외 윤덕현 전승자 지원 960만원 등 총 5,040만원이다. 

시 문화예술과는 "정관에 따라 운영되는 보존회 내부 사정까지 시가 나서는 것은 중재가 아닌 간섭으로 비칠 수 있다"며 "현재 상황을 듣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스스로 해결되길 바라는 수밖에 달리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