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촌면 풍곡리에서 야생화 식물원 '들꽃풍경' '자미원' 갤러리를 운영하는 기의호 원장은 김포를 '야생화 조원의 메카'로 만들어 타 자치단체의 꽃 축제와 차별화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우리 들꽃을 연구하며 보급을 위해 애쓰고 있다. 이에 따라 기원장이 구상하고 있는 내용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지금까지 야생화조원에 관하여 개념, 실천방법, 구현시의 모습, 공원 등 단위조직의 활동 등에 대해 얘기하였다. 그렇다면 이제, 그 결과로 김포시가 얻는 효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를 알아봐야겠다.

먼저 경제적인 면에서의 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좋은 구상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지 않고 관념적인 차원에서 제시하고 마는 정도라면 지속성(持續性)과 확장성(擴張性)의 제한으로 이러한 운동이 쉽게 사그러들지 모른다.

고양시는 1997년 세계꽃박람회를 개최하기 전까지 매년 고양시 자체적으로 꽃전시회를 추진하였는데, 이때에는 고양시에 소재하는 화훼농가들이 대거 참여하여 어느 정도 실질소득을 올렸다.

그러나 그 열배에 달하는 예산으로 박람회를 개최한 이후에는 실질적인 소득이 관내 농가에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전국의 화훼단체, 업체, 농가들에게 돌아가는 기이한 형태로 변모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방인을 위한 잔칫상'이라는 자조적인 비판이 일게 되었고, 관내 화훼농가들은 흥이 날 리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출범 시 부터 예견되어 온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7~10일간의 전시기간에만 '반짝 수요'가 발생함으로써 연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제활동으로까지 연계시킬 수는 없었다. 물론 전시회와 박람회를 개최함으로써 고양시가 얻은 직ㆍ간접적인 효과는 실로 큰 것이었다는 점을 간과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시의 예산이나 노력은 어느 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선에서 집행될 것이 아니라 전사회적이고 지속적이며 날로 확대되어 가는 어떤 체계구조의 틀 안에서 이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한 전시회ㆍ박람회 등을 개최하여 간접적으로 사회를 개발하는 방식은 조기에 그 한계가 드러나게 되어 시민사회의식의 통합에 기여하는 측면보다는 오히려 분산시키고 혼란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야생화조원의 목표는 명확하고, 시민 만족도도 높은 직접적인 사회개발방식이다. 야생화조원 추진에는 화려한 축제도 없고, 막대한 예산을 들이지도 않으며, 시민사회의 일각이 번거로워야 될 이유도 없다.

농부나 업소, 업체는 그저 조용히 생업에 종사하고, 공무원은 축제에 동원되지도 않고 늘 하던 일을 하면 된다. 다만 한 가지, 야생화조원을 해야겠다는 통합된 의식이 살아 움직이면 된다. 도로나 공원 등에 투입되는 녹지예산은 해마다 경관이 축적되고 격조 있는 장면을 연출하는데 집행되도록 조정. 통제하고, 학교에서는 환경녹화사업을 추진하면서 관리체계를 확립하여 경관이 날로 좋아지고 교육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가꾸어나아간다.

공장은 시멘트 일색의 건조함으로부터 탈피하여 녹색지대로 만들고, 음식점은 음식 외에 야생화정원을 보너스로 차려 내며, 아파트는 인구 집약적인 동네의 경관을 새롭게 갖추어 나아간다. 집을 새로 짓는 이들은 혼자 보는 정원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같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정원을 조원한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결국 김포시는 힘 안 들이고도 격조 높은 야생화조원 현장 1,000개를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 주변도시의 신축건물 관련인사들은 야생화조원 모델을 답사하기 위해 김포를 방문하게 될 것이고, 인천국제공항이나 김포공항을 통하여 출입하는 내ㆍ외국 방문객을 유치할 수도 있을 것이며, 지금까지 김포를 단순히 강화 문화ㆍ관광단지에 이르는 통로로만 인식해 온 주변도시 사람들을 머무르게 할 수도 있겠고, 그들에게 야생화문화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양시 세계꽃박람회의 30배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겠는가.  

▲김포 어느집의 야생화조원 모습

 그러나 앞으로는 관내 농가에서 이러한 수요에 대한 공급을 하고, 매년 증가하는 수요에 대비하여 계획적인 생산을 하게 됨으로써 좋은 기회를 남에게 넘기지 않아도 된다. 생산성이 떨어진다, IMF다, UR다 하면서 의기소침해 할 필요도 없다.

야생화 농사가 대체작목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김포의 신경제 프로그램에 부응하여 '야생화 자체 생산 기지가 확보되는 것은 물론 국가적으로 발생되는 야생화수요를 김포에서 충당'할 수 있게 됨으로써 야생화농가의 소득이 증대되고, 유통을 맡아 하는 야생화원의 활동도 크게 늘어날 것이며, 야생화조원 업계는 활성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김포의 야생화조원산업은 깊이 뿌리를 내리고 발전하게 될 것이다. 야생화조원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되면 교육적인 면에서 두드러진 효과를 볼 수 있다. 외국종 야생화나 원예종들을 통해서 느끼던 '시각적으로 단순한 즐거움'을 얻는 것은 물론 이 나라 각처에서 자라는 식물들에 대한 안목을 높이게 된다.

이렇듯 간접적인 사회교육을 통해 나라사랑, 역사계승의식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학교 교정에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들이 철따라 피어나면 바쁜 학업을 소화해내야 하는 초ㆍ중ㆍ고교생들의 긴장감을 완화시켜주어 정서를 함양하게 된다.

학교 운동장 등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교정을  산책하면서 자연스럽게 학교와 호흡을 맞추게 된다. 관외지역 학교는 야생화조원방식을 배우기 위해 관내 학교 교정을 수시로 방문할 것이며, 관내 학교는 방문하는 학교에 야생화조원방식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6개 야생화조원기지에서는 관내, 나아가 전국을 대상으로 야생화 교육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고, 학생과 시민에 대한 야생화 교육이나 교사연수, 세미나 등을 개최함으로써 야생화조원 전문가를 육성할 수 있는 기반도 닦게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각종 야생화문화원의 발전도 기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금낭화와 어린이

사회적인 면에서의 기여도를 측량하기는 쉽지 않으나, 그러나 적어도 시민 생활 가까이에 야생화 문화가 밀착되어 있다면 좋은 동네에서 살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할 것이다.

관내 어디를 가나 야생화로 이루어진 경관이 미적 조화를 이루고 이제껏 보지 못하던 장면들을 펼쳐 보인다면 시민들의 일상이 즐겁지 않을 것인가. 그렇게 되면 시민사회 단결의 상징성도 갖추게 될 것이다.  인근 여러 도시에서는 각자 나름대로 시민들의 삶을 질적으로 높이기 위한 방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본인은 지금까지 '씨티21신문'의 지면을 통하여 김포시 여러 곳에 격조 있는 야생화조원을 갖추고 이를 하나의 문화체계로 가꾸어 나아가는 방안에 대하여 논의를 해왔다.

야생화에 내재되어 있는 문화적 요소들은 다양한데, 이들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농가의 소득 증대를 기할 수도 있고, 야생화관련 산업의 발전도 기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조건들을 성숙시켜 나아가면 김포시는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 날 것이라 믿는다. 어차피 뒤집어지는 김포, 멋지게 다시 태어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