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제24회 김포문화예술제'가 사우문화체육광장, 걸포중앙공원, 대명항 등에 분산개최됐다.

'5000년 김포문화속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문화예술제에서는 60년만에 재현되는 '지경다지' 시연을 비롯 '이수일과 심순애', '열린음악회' 등의 다양한 공연이 펼쳐져 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향수를 달랬다.

특히 분단 이후 처음으로 군과 해경의 협조를 받아 실시한 한강 하구 '염하 뱃길 열기'는 실향민들에게는 남다른 감회로 다가갔다.

그러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긍정적인 이면에는 매끄럽지 못한 행사진행과 참여 단체와 추진위원회 그리고 시청 및 각 기관 간의 협조 부재 등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는 평이다. 이와 함께 시민들의 참여 부족이 표면으로 드러나면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우선 대명항에서의 개막식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처음 김포문화예술제와 함께 진행된 대명항 축제는 바다에 인접함을 장점으로 해양 축제로써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지만 개막식만큼은 시민들에게 철저하게 외면을 당했다.

개막식 행사가 평일에 치러진 한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김포 외곽지역에 위치한 대명항의 특성상 해가 지면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어 상대적으로 사우문화체육광장이나 걸포중앙공원보다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앞의 몇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빈자리로 남아있는 객석

개막식 1부 행사가 진행될 때까지도 위원회측에서 준비한 좌석 1500여석 중 앞에 몇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자리가 주인을 맞지 못했다. 이마저도 2부 축하행사가 진행될 때는 기관 단체장 및 수행원이 추위를 피해 자리를 빠져나가 100여명의 관객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이는 위원회와 관계 단체의 사정으로 발생한 홍보부족과 시민들의 인식 결여가 빚은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문화체육광장이나 걸포중앙공원처럼 주위에 주거시설이 없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로 분석된다.

하지만 문화예술제 마지막 날의 경우 전날 공중파 9시 뉴스에 방송이 돼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대명항을 찾았고 북한 예술단 공연에는 많은 박수갈채가 쏟아져 개막식과 대조를 보였다.

반면, 북한 예술단 공연 이후 1시간 가량의 공백을 두고 다음 공연이 이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뜨는 등 그 한계를 드러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의 반응과 지적은 날카로웠다.
무대 주변이 모두 자갈로 이루어진 터에 굴렁쇠는 굴릴 수 없었고 널뛰기 주변에는 아무런 안전 장치가 없어 자칫 안전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시민들의 지적은 공감을 사고 있다.

축제 기간 중 대부분의 시민들은 일정표를 보고 걸포중앙공원에서의 행사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사우문화체육광장이나 대명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연 등의 무대 프로그램이 적어 축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였다.

염려와는 달리 토·일요일 가족과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이 발길이 이어지면서 걸포중앙공원에서의 행사는 오히려 다른 행사장보다 시민들의 참여가 많았다. 반응도 상당히 좋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사우회다지소리'시연을 본 시민은 "지금은 접하기 힘든 상여(喪輿)문화가 동양의 특히 한국 사람의 정서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이런 공연은 적극적인 홍보와 관심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껴야할 것"이라고 말하고 높은 관심을 표했다.

▲나들이 나온 걸포중앙공원에서 가족과 함께 동물 농장을 체험하고 있다.

이와함께 같은 장소에서 시연된 '도당굿'은 무속신앙을 통해 김포의 안녕과 번영을 빌고, '지경다지'놀이 등은 집터를 다지는 행사로 시민 참여의 공연으로써의 그 가능성과 참신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포의 문화예술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사우문화체육광장.
우선 거주시설과 상가시설이 집중된 탓에 시민들의 참여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는 평이다.
하지만 평소 사우문화체육광장에서 진행되는 행사 수준의 참여라는 점에서는 앞서 평한 것과 같이 홍보가 미흡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선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첫날 '어울림 마당'의 경우 창작 퍼포먼스, 경기민요, 타악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음에도 시민들의 참여가 부족해 시민 무대라는 기획에 부합되지 못했다. 물론 당초 우려했던 이동 거리와 각 구역별 프로그램이 동시에 이뤄진 점도 한몫을 했다.

특히 시민회관에서 상영된 영화의 경우 영화를 감상하기에는 부족한 음향과 스크린 시설 그리고 미흡한 진행으로 인해 시민회관을 찾은 시민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이틀째 '700의병 출정 가장행렬'은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였다.
김포서초등학교를 출발 행사장까지 이동하는 행렬을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환영했고 문화체육광장까지 동참해 자연스럽게 다음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콘서트 및 '열린음악회'를 관람했다.

이는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에 시간적 공백을 없애 행사장을 이탈하는 시민을 최소화 한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판매 부스의 경우 공평하지 못한 부스 설치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특히 공산품 판매장의 경우 17개 업체의 다양한 품목이 전시·판매 되었음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거의 없었다.

▲같은 시간 많은 시민이 몰려있던 사우문화체육광장과는 대조적인 공산품 판매장

몇몇 업체들은 "3일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도대체 왜 우리가 여기에 있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공산품 판매부스의 경우 사우문화체육광장과 떨어진 곳에 배정돼 상대적으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지 못했다.

또 이번 문화예술제를 후원했다는 이유로 특정업체에 부스를 2개나 배당했다는 점도 불만을 사는 계기가 됐다.

▲ 두개의 홍보부스를 운영한 후원업체

문화예술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폐막식은 국악과 현대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 했다는 것이 자리를 찾은 시민들의 평가였다.

이처럼 이번 문화예술제는 내년에 치러질 행사에 있어 많은 숙제를 안겨줬다.
우선 늦은 홍보는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했다.
홍보의 중요성은 행사 마지막날 대명항 행사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공중파 방송의 홍보한번으로 김포시민은 물론 인근 각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대명항을 찾아 축제를 만끽한데서도 여실이 드러난다.

또, 분산된 축제 구역으로 처음 추진위원회에서 기획한 시민의 선택의 폭을 넓이겠다는 취지는 오히려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내년부터는 대명항 축제가 따로 기획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기획단계에서의 철저한 검증이 필요했던 대목이다.

세번째로는 시민들의 동선을 고려해야할 것이다.
우선 행사장인 걸포중앙공원과 사우문화체육광장을 오가는 셔틀버스의 운행을 통해 시민들에게 이동의 불편을 최소화 시켜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네번째는 효과적인 공간 활용이 필요하다.
농수산 판매부스와 공산품 판매부스를 따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한데 설치해 서로가 Win-Win 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섯번째로는 한곳에 집중된 시설 투자는 지양해야한다.
이번 사우문화체육광장과 대명항의 무대는 음향 시설은 물론 영상시설까지 관계자는 물론 시민들까지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하지만 영화상영 시설 및 일부 공연 시설은 그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시설로 인해 시민들의 외면을 받았다.

올해로 24회째를 맞은 '김포문화예술제'가 실패냐 성공이었냐의 문제는 시민들이 평가를 해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번 축제를 거울 삼아 내년에는 발전적이고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가 돼야한다는 것이다.

확실하고 구체적인 기획을 거쳐 프로그램 및 공간 구성의 효과를 살려 성공적인 축제가 될수 있도록 해야하며 시민참여를 위한 다양한 홍보와 전략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위가 자갈밭인 터라 굴렁쇠는 굴러가지 않는다

▲널뛰기 주위에는 자갈밭임에도 아무런 안전장치가 돼있지 않아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

▲시민 참여 행사로써의 가능성을 보여준 '지경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