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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발을
축복하듯 봄비가 촉촉하게 내렸다. 3월 2일 금파초등학교.
미소로 반기는 담임선생님과 눈을 맞추고 이름표를 받아 목에 건 새내기들이 암탉의 품에 드는 병아리들처럼 쪼르르 교실로 들어갔다.
입학식을 시작한다는 안내 방송이 흐르자 꼬맹이들의 호기심 가득 찬 시선이 교실 전면 모니터에 고정됐다.
자리에서 일어나 의젓한 자세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애국가를 부르고 나니 류시호 교장 할아버지가 “여길 봐 주세요”
부탁하신다.
“반갑습니다. 봄비도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하지요? 우리학교는 참 좋은 학교예요. 운동장이 넓어 맘껏 뛰어 놀 수 있고 마음대로 책을 읽을
수 있는 넓은 도서관도 있고 맛있는 밥을 편히 먹을 수 있는 급식소가 있어요.”
“학교는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는 즐거운 곳입니다. 어려운 일이 생겨도 훌륭하신 선생님들과 친절한 언니 오빠들이 잘 도와줄
거예요.”
“자랑스런 금파초등학생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세수하고 옷 입고 책가방 챙기는 일은 스스로 한답니다. 여러분도 오늘부터 금파초등학교
학생입니다.”
남자 135명, 여자 114명의 입학을 허락한 교장 선생님은 “학교에서 가장 고운” 김하연 선생님을 1학년 3반 담임으로 소개했다.
웃는 눈이 예쁜 김 선생님은 박도환 친구를 시작으로 1년 동안 같은 방에서 공부할 마흔 두 명 새 친구 이름을 불렀다. 입학생 수보다 훨씬
많은 엄마 아빠들의 눈길도 호명에 따라 움직였다.
42명 병아리 중 “가장 돋보이는 우리 아이”. 진정하려고 해도 가슴 어디쯤이 자꾸 움직여서 느긋한 마음으로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없는 풍경. 영원히 기억될 소중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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