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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史記) 유후세가(留侯世家)에 기록 된 고사입니다.
옛날에 유방이 항우보다 앞서 진(秦)나라의 도읍 함양(咸陽)에 입성하였습니다. 함양 아방궁에 들어선 유방은 호화찬란한 궁궐과 온갖 금은보화와 아름다운 궁녀들의 미모에 흠뻑 취해 아방궁에 머물려 하였습니다. 그러자 유방의 용장(勇壯) 번쾌가 “아직 천하가 통일되지 않았으니 즉시 아방궁에서 벗어나 적당한 곳에 진(陣)을 칠 것”을 건의했습니다.
그러나 유방은 번쾌의 말을 듣지 않고 호화로운 아방궁에 그냥 머물려 하자, 그 때 유방의 책사 장량(張良)이 유방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전하의 임무는 민심을 안정시키고 천하를 통일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입궁하자마자 재보(財寶)와 궁녀들의 미색(美色)에 현혹되면 안 됩니다. 원래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는 이롭고 독약(양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습니다 (충언역어이이어행; 忠言逆於耳利於行 독약고어구이이어병; 毒藥苦於口而利於病). 부디 번쾌의 진언(眞言)을 가납하십시오.” 이 말을 들은 유방은 불현듯 무엇인가 깨달은 듯 즉시 호사스런 아방궁을 즉시 빠져 나왔고 끝내는 천하 통일의 대업을 이루었다는 고사(古史)입니다.
위인설관(爲人設官)
김포시장이 자신을 대신해서 시민들을 만나 줄 사람, 일명 ‘소통관’이란 사람을 3명 채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장이 하는 일이 시민들을 만나는 것인데 자신을 대신해서 시민을 만나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별도로 사람을 채용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옛날 조선시대 임금들이 기미상궁을 두고 미리 음식을 먹어보게 했다고 한 것처럼 시장도 자기에게 쓴 소리할 시민들은 만나기 싫어 다른 사람들을 시켜서 대신 만나게 하려고 소통관이란 직책을 만든 것입니까?
만일 자기 돈 수억원을 쓰는 것이었다면 과연 김병수 김포시장은 지금처럼 물 쓰듯이 김포시민들 세금을 이렇게 낭비했겠습니까? 물이라도 이렇게 펑펑 낭비하면 안 됩니다. 지금 김포시는 예산이 없어서 주민 숙원사업도 처리 못하고 있습니다. 또 김포시에는 수천명의 공직자가 있고 각 읍/면/동장님은 물론 시의원 도의원 등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시장 주변엔 비서실과 직소민원실 등 많은 참모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이 자기에게 좋은 소리 하는 사람만 만나려 하고 쓴 소리 할 시민들을 피하려 하면 안 됩니다. 시장은 직접 시민들의 민원과 고통 등 쓴 소리를 듣고 업무에 참고해야 합니다.
‘소통관’이 왜 필요합니까?
김포시장은 매우 바쁜 자리입니다. 각종 회의, 정책보고회, 간담회, 행정업무 결제와 토의, 현장 행정 등등으로 하루 24시간을 분(分) 단위로 쪼개서 나누어 써야만 합니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도 혼자서 편안하게 할 수 없습니다. 업무 시간에 미처 만날 수 없는 각종 단체 임직원들과 관계자들은 별도 식사자리 등을 통해 만나서 미진한 대화와 소통을 이어가야 합니다. 물론 때때마다 읍면동장이나 해당부서 국과장과 실무자들이 함께 배석해서 시장이 모를 수 있는 부분을 대신 설명해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시장의 하루 24시간은 잠자는 시간 빼곤 하루하루 똑같이 바쁜 나날들입니다.
그런데 김포시는 처음 들어보는 일명 ‘소통관’이란 직제를 시장 직속으로 두었다고 합니다. 소통관의 역할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과거 구궁궁궐 조선시대 암행어사와 같은 기능입니까 아니면 다른 무엇입니까? 제가 볼 때 이 제도는 현재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14개 읍면동 사무소의 성실한 공무원들과 유능한 2000여명에 달하는 김포시 능력있는 공직자들의 사기(士氣)를 저하시키고 자칫 이 3명의 별정직 소통관이 시장 직속이라는 사실만으로 일반 공직자 위에 군림하는 옥상옥(屋上屋)이 될 수도 있는 등 폐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정(市政)은 연습으로 한번 해보는 실험이 아닙니다.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 겁니까?
소통관 문제는 김포시장은 물론 김포시의원들 책임도 큽니다, 보도에 의하면 이들 소통관들은 한주일에 35시간 정도만 일하고 연봉으로 4,543만 7천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엄청 큰 액수입니다. 김포시장과 김포시의원들에게 김포시민들을 대신해서 묻겠습니다. “만약 소통관 월급을 당신들 땅이나 아파트를 팔아서 주는 것이라도 채용할 것입니까? 여러분 눈에는 50만 김포시민이 소위 ‘게나 붕어 아니면 가재’로 보이십니까?”
하루하루 엄청난 고통 속에 살아가시는 김포시민이 많습니다, 일주일에 35시간 정도 일하고 고액의 월급을 받는 소통관 제도를 묵인한 김포시의원 여러분에게 ‘시정의 견제와 감시’ 라는 거창한 김포시의원의 책무를 묻고 싶지 않습니다. 김포시의원들도 시민의 혈세를 도둑질하는 ‘생선가게 고양이’ 일당(一黨)이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양약고구(良藥苦口) 충언역이(忠言逆耳)
공자님도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고, 올바른 말은 귀에 거슬린다. (양약고구 충언역이 良藥苦口 忠言逆耳)”라고 말씀하셨습니다. IT강국인 한국처럼 잘 발달된 ON LINE 사회관계망 사회 환경 속에서 ⓵ 김포시장 자신이 직접 시민들과 대화에 나서지 않고 타인을 시켜서 의사소통을 하려는 발상은 구시대적 권위주의 발상이며 ⓶ 시민들의 쓴 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행정 편의주의로 보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모든 민원(民願)은 현장에 답(答)이 있고, 시민을 직접 만나봐야 그 속에서 답(答)을 찾을 수 있습니다.”
*외부 기고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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