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은 
한 해가 끝날 때 그 해의 처음보다 더 나아진 자신을 느낄 때이다.
 – 톨스토이 –

제 책상 위에는 얼마 전에 지인이 보내주신 2024년 탁상용 캘린더가 자릴 잡았습니다. 새로운 날, 365일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선물이자 의무인 시간들입니다.

저는 매일 새벽 일어나 책상에 앉으면 탁상용 캘린더에 제 인생에 남아있는 날을 숫자로 적습니다. 물론 정확하게 죽을 날짜는 아니지만 건강하게 사회생활을 할 나이를 80세로 가상해서 내 생애 남아있는 날의 숫자를 적습니다. 그래서 매일 매일이 선물 받은 날이란 걸 인식하려고 노력합니다.

누구나 새해가 되면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고, 그 일로부터 오는 성과를 위한 노력을 다짐하고, 희망하고 기대하는 셀레임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설레임은 대부분 결심의 정도에 비례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특정한 계기를 만들어 결심의 정도를 스스로 각인시키기 위해 새해 첫날 일출을 보기 위해서 산으로 바다로 가기도 합니다. 결심이 크면 클수록 희망을 기대하는 설레임도 커져서 스스로 감상의 정도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각 세대마다 새해를 맞이하며 기대하는 희망과 다짐이 제각각일 것 같습니다. 청년세대의 다짐과 중년의 다짐이 다르고, 노년의 다짐이 다를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노년에 접어드는 나이라 우리 부부의 건강을 위한 실천 계획들이 대부분입니다.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위한 삶의 법칙들을 체득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한 해를 보내고 연말이면 매번 새해의 다짐대로 살아지지 않은 모습을 접하게 됩니다. 태어나서 살아오면서 맞이한 그 많은 새해의 다짐과 결심이 있었지만 좀처럼 변하지 못하는 내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게 됩니다. 청년 시절과 장년 시절을 지내면서 새해마다 얼마나 많은 다짐을 하고 또 실패를 해왔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새로운 다짐을 하노라면 더 많은 사유와 내 안의 한계가 무엇인지를 골똘히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새해에는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자유로운 삶을 실천하고 싶습니다. 삶 속에서의 일을 하더라도 일에 얽매이거나 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일 자체를 즐기면서 하고 싶습니다. 분명히 제가 돈을 더 많이 벌어 부자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아직은 제 삶의 가치를 위해 일을 하고, 경제적 자립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 행복을 위해 매 순간마다 즐기며 살 수 있는 자유를 얻고 싶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 하는 일이 평생을 해왔고 몸에 잘 맞습니다.

흔히들 ‘지금’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생각해보면 그 ‘지금’은 항상 어느 공간 안이나 어느 상황과 겹쳐져 있습니다. 결국은 ‘지금’을 즐기기 위해서는 ‘지금’과 겹쳐져 있는 공간이나 상황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거나 적어도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 ‘지금’이라는 시간을 즐기는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을 떠날 때는 여행지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으로 가지만 며칠이 안되어 안락한 집 안의 거실이 그리워집니다. 낚시를 하기 위해 낚시터에 달려갈 때는 대단한 조과를 기대하지만 낚시터에 자릴 잡고 않으면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려 집이 그리워집니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차가 밀리고 피곤이 밀려오면 목적지 도착만을 생각하며 마음이 미리 그 곳에 가 있습니다. 즉 마음은 늘 ‘지금’에 겹쳐있는 공간과 상황을 떠나 다른 곳을 향해 있게 되고 그런 상황은 ‘지금’에 집중하지 못하는 갈등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새해에는 항상 ‘지금’과 붙어 있는 상황이나 공간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통해 매번 ‘지금’을 선택한 ‘나’를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새해에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묵언하는 날을 정해 실천하고 싶습니다. 눈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그 모습을 지켜보고, 다른 사람의 말을 수용하고 내가 없는 듯 살아보고 싶습니다. 적어도 제겐 이 참을 수 없는 침묵을 실천에 옮겨보고 싶습니다. 이제 나이 탓인지 귀도 눈도 조금씩 어두워집니다. 눈 귀보다 더 이치에 밝은 어둠 그리고 침묵과 친해지고 싶습니다. 들길을 산책하면서 온 들녘을 채우고 있는 풀과 곡식들의 나고 스러짐을 보면서 이 넓은 세상에 나 하나 조용히 한다고 무슨 일이 일어나겠나 싶습니다.

새해에는 관심분야 독서량을 달마다 목표를 정해서 읽고 싶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방송대학교 학부과정을 공부한 이유 중 하나가 목표가 없이 지속적인 독서를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방송대학 공부를 통해 전공서적을 꽤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해 1년간 중단했던 방송대학 학부 과정 공부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사회복지학과에 3년 편입을 해서 공부하려고 합니다. 관심분야 독서는 집 근처 도서관에 제가 10년 읽어도 남을 책이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책을 읽거나 공부를 방해하는 일상의 일들은 없습니다. 문제는 항상 그렇지만 저의 실천력과 자신에 대한 믿음입니다.

▲ 최철호 청석학원 원장

<필자소개>

청석학원 원장 최철호(전 경기도학원연합회장

* 학력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11개학과 졸업 
 (경영학, 영어영문학, 법학, 국어국문학, 행정학, 문화교양학, 
  교육학, 청소년교육학, 중어중문학, 일본학, 관광학)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 석사